'완모맘'을 위한 올바른 모유수유 상식은?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2015. 7. 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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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제공

모유가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고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산모들 사이에 모유 수유 운동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82%가 분유 수유보다 모유 수유가 좋다고 응답할 만큼 모유 수유의 장점은 익히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초보 엄마들이 모유 수유를 하는 일은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다. 수유 중 신경 써야 할 금기 사항이 많아 모유 수유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위에서 잘못 전해지고 있는 모유 수유 상식 때문에 일명 완모(완전 모유 수유의 줄임말로, 아이에게 모유만 먹이는 것)를 포기하는 산모들도 적지 않다. 국민건강통계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빈도는 88%로 높은 반면, 12개월 이상 유지하는 경우는 39.5%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8월 첫째 주(올해는 1~7일)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완모맘(모유만 먹이는 엄마)을 위한 올바른 모유 수유 상식을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김 교수는 “최근 모유 수유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모유 수유를 하는 산모가 늘었다”며, “모유 수유는 적어도 1년 동안 하는 것이 산모와 아이 모두의 건강을 위해 이로운 만큼, 모유 수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유의 양과 질에 관한 오해와 진실=산후조리원에서 모유 양이 가장 많은 엄마가 단연 ‘1등’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모유의 양이 부족해 고민하다가 모유 수유를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생리적으로 모유가 부족한 산모는 2~3% 내외로 드물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유의 양이 적다고 모유 수유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특히 누구나 젖이 적게 나오는 시기인 모유 수유 첫 일주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를 넘기지 못하고 바로 분유를 먹이게 되면 아이가 엄마 젖꼭지와 우유병 젖꼭지를 혼동하는 유두 혼란 현상으로 인해 우유병만 찾게 되어 결국 모유 수유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젖의 양은 자주 물릴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산모 스스로 인내심과 자신감을 갖고 모유 수유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유의 양을 늘리기 위해 젖이 잘 나오게 하는 약인 ‘젖내기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장 모유의 양이 늘어나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계속 복용하면 소화기관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양뿐 아니라 모유의 성분에 대한 오해도 많다. 일례로 아기가 묽은 변을 자주 보면 엄마 젖이 영양이 없는 물젖이기 때문에 설사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모유 수유를 하면 인공 수유보다 변을 자주 보며, 거품이 있는 변을 하루에 10번 이상 보기도 한다. 이는 성장하면서 1-2개월 이내에 개선되는 현상으로 지극히 정상이다. 또한 설사를 하더라도 모유에는 항염증 작용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중단할 필요가 없다.

또한 모유는 6개월이 지나면 영양분이 없어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에서는 적어도 생후 두 돌까지 먹일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돌 이후 모유 내 영양은 줄어들지만 면역 성분이 많아지는 등 아이 성장에 맞춰 모유 성분이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B형 간염, 약물 복용 등 아픈 엄마도 건강한 모유 수유 할 수 있어=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도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 모유를 통한 수직감염을 우려해 수유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기가 출생 후 24시간 이내에 B형 간염 예방주사와 면역 글로불린을 접종하면 모유를 먹여도 안전하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도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경우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이외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병, 고혈압 증상이 있는 산모도 복용하는 약물만 조절하면 모유 수유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 수유 중 약을 먹으면 모유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 감기에 걸린 몸으로 수유를 고집하다 탈이 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의사와 상담해 모유 수유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감기약으로 처방해 달라고 해서 먹으면 된다. 이렇듯 항생제, 해열제, 항응고제 등 단기 질병에 사용하는 약은 대부분 안전하다. 수유 기간 중 치료를 위해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로 담당 의사와 상의해 모유 수유에 지장을 주지 않는 약으로 처방 받으면 된다.

김 교수는 “산모들의 걱정과 달리 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유 수유가 금기되거나 수유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며 감염성 질환의 경우에도 모유 수유가 산모와 아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산모가 질환이 있거나 약물 복용이 필요한 경우, 수유 지속 여부에 대한 결정은 산모와 영아의 합병증 위험과 모유 수유의 장점을 비교한 후 개인별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유 수유, 아이뿐 아니라 산모 건강에도 좋아=모유는 영아에게 적합한 최고의 영양원이다. 모유에는 각종 면역물질과 항체가 포함되어 있어 생후 6개월까지 아이는 오롯이 엄마 젖만 먹고도 키가 크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등 신체 기능이 성장할 수 있다. 모유 속에 함유된 면역 글로불린, 유산균, 비피더스균이 영아의 면역체계 발달을 돕고 소아 알레르기 질환 발생을 낮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영양학적 측면 외에도 모유 수유는 아기의 정서 안정에도 효과가 있다. 따뜻한 엄마 품속에서 엄마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가 아이를 진정시키는 데 좋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 사이의 정서적 만족감과 친밀감을 높일 뿐 아니라 아기의 두뇌 발달도 촉진시킨다.

모유 수유를 오래 하면 산모에게도 이점이 있다. 국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후 모유 수유는 고혈압 발생률을 낮추고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잘못된 자세로 수유를 하게 되면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게 되면 디스크의 변형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통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수유를 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배에 힘을 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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