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범현 감독, '꼬마 마법사' 엄상백에게 향하는 시선

2015. 7.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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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지구력은 떨어지지만 폭발력은 있다." 취재진에게서 엄상백의 이름이 나오자, kt 조범현 감독은 그의 장단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긴 어렵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힘은 있다는 의미였다.

2015년 1차 지명선수로 kt의 옷을 입은 엄상백(19)은 아직 프로티보다는 아마추어티가 짙게 배인 선수다. 프로 첫해인 올시즌 성적은 2승5패 평균자책점 7.54. 신생 막내구단에서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제 몫을 다해주고 있지만, 아직 갈고 닦아야 하는 부분도 많은 어린 선수다.

엄상백의 선발 등판은 이를 감안해 이뤄지고 있다. 특히 187cm 72kg의 호리호리한 체형을 가진 그에게 관건은 '체력'이다. 조 감독은 선발 엄상백에 대해 "지켜본 결과 타이밍을 뺏는 투구 스타일이다"라며 "타자를 상대로 오래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불펜을 처음부터 준비시킨다"고 밝혔다. 초반 공에 힘이 붙을 때는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이 가능하지만, 경기 중반 체력이 떨어지면 그 공들이 컷트가 되고 결국 장타로 연결된다. 더 많은 이닝을 막기 위해서 지구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다.

지난 22일 한화전 마지막 등판에서 보인 모습 역시 조 감독의 진단과 맞아떨어졌다. 선발 투수로 출전해 3이닝 4삼진 1볼넷 3실점으로 마운드를 일찍 내려왔다.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춰내기 시작하자 조 감독은 바로 준비시켰던 조무근을 올렸다. 

하지만 힘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두산 3연전은 조 감독의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있었다. 15일 엄상백은 구원 등판해 2⅓이닝 2피안타 1홈런 2볼넷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보면 별다를 것 없는 날이었지만, 이날 엄상백은 150km 직구를 뿌리며 타자와 정면승부했다. 조 감독은 "불펜으로 던지니까 씩씩하게 제 공을 던지더라. 두산 타자들이 다 밀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뒤 조 감독은 "너 9회 동안 이렇게 잘 던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엄상백은 "체력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럼 체력을 길러야 겠네"라는 조 감독의 말이 떨어지자 엄상백은 "예"하고 바로 대답했다는 후문이다. 조 감독은 "본인이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고 생각하다보니, 직구 스피드도 떨어지고 맞춰잡는 위주의 피칭으로 가게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이것도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라 믿는다. 엄상백은 이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9세의 어린 투수다. 조 감독은 "투구수를 관리하는 법이나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아직 잘 모른다. 싸인을 보고 맞춰 던지는 데 더 집중한다"라고 지적했다. 유망주의 잠재력에 노력과 경험이 곁들여지기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엄상백은 30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다. 상대는 사위부터 하위까지 모든 타선에 강타자들이 포진해있는 팀. 올시즌 넥센을 상대로 1경기 등판했지만, 3⅓이닝 2피안타 1홈런 4볼넷으로 5실점을 하며 팀별 상대 전적 최악의 성적인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하지만 결국 엄상백은 이런 시간이 쌓여야 자라날 수 있다. 조 감독이 계속해서 기회를 주는 이유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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