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자란 밤도둑, 33년만에 눈물의 모친 상봉

이원광 기자 2015. 7. 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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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고아로 자란 절도범이 33년만에 어머니와 상봉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일명 '빈집털이' 수법으로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씨(37)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6월부터 이달 9일까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에서 야간에 문이 잠겨 있지 않은 집을 골라 침입하는 수법으로 모두 6차례에 걸쳐 232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33년전 부모님이 이혼하는 과정에서 혼자가 된 김씨는 이후 고아원에서 어렵게 살아가다 이같은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김씨의 제적등본 등을 토대로 전북 부안에서 김씨 어머니가 홀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지난 28일 모자의 상봉을 주선했다.

지병을 앓고 있던 김씨 어머니는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만남을 망설이다 담당 경찰관의 설득으로 끝내 아들 앞에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33년만에 만난 모자는 서로를 부둥케 안고 한참을 울었다. 김씨는 2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 내내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이제 어머니를 모시고 성실하게 살겠다"고 결심했다.

김씨 어머니는 아들을 범죄자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연신 눈물을 떨궜다. 그는 "아버지와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겠는가"라며 "(김씨 아버지가) 호적을 안 줘도 데리고 살아야 했다"며 한숨 지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채로 아들 앞에 나서는 게 미안했다는 김씨 어머니는 "죽는 한이 있어도" 김씨를 데리고 살겠다고 전했다. 그는 "죽을 먹든 라면을 끓여 먹든 엄마가 같이 있을 테니까, 아들한테 나쁜 마음 고치고 나중에 함께 살자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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