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모르는 유희관, '와인드업' 투구로 또 진화

김주희 입력 2015. 7. 30. 11:40 수정 2015. 7. 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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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유희관(29·두산)이 두산 역사상 최고의 좌완에 도전한다.

유희관은 지난 29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시즌 13승(3패)째를 거뒀다. 지난해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2승)을 뛰어 넘는 기록이자 올 시즌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승리였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박철순 이후 토종 다승왕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했다. 올 시즌 다승왕 경쟁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유희관이 만약 1위로 시즌을 마친다면 두산 토종 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 영광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가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건 따로 있다. 두산 역대 좌완 최다승이다. 두산은 유독 왼손 투수와 연이 없었다. 1988년 윤석환이 13승을 올린 뒤 2013년 유희관이 10승을 따낼 때까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좌완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제 유희관은 두산 왼손 투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다.

두산 좌완으로는 최초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유희관은 "다승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산 역사상 좌완 최다승이 13승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기록은 깨고 싶은 마음이 있다. 팀의 좌완 투수로서 이름을 남길 수 있지 않나"라고 뜻을 밝혔다. 이미 13승으로 윤석환의 타이 기록을 이룬 유희관은 1승만 추가하면 팀 역대 최고의 왼손 투수로 올라서게 된다.

목표를 위해 과감한 결단도 내렸다. 그동안 세트 포지션으로 공을 던지던 유희관은 이날 한화전에서 투구폼을 바꿔 마운드에 섰다. 그는 "경기 전 몸을 풀고 한용덕 투수 코치님과 상의를 해 와인드업으로 던지기로 했다. 갑자기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통 투수들은 시즌 중 투구폼을 바꾸지 않는다. 투구 밸런스가 갑자기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본래 자신의 폼으로도 순항을 하고 있던 그는 경기 전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과감한 선택을 했다. 그는 "나는 원래 공이 느리기 때문에 밸런스 부분에 큰 부담을 안 갖고 있다"며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런 의심을 하면 내가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단이 제대로 통했다. 유희관은 이날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으며 다승 선두의 위엄을 제대로 드러냈다. 유희관은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와인드업으로 공을 던져본 기억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올스타전에서 한 번 해봤던 걸 빼고는 와인드업을 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와인드업을 하는 폼으로 던지겠다. 이 폼에 타자들이 익숙해하는 것 같으면 그때 다시 바꿀 생각이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유희관.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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