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우한: 우한 '찜통'에 미리 들어가 봤다

입력 2015. 7. 30. 11:39 수정 2015. 7. 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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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우한(중국)] 동아시안컵 출장 준비를 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우한의 무더운 날씨였다.

중국 4대 화로 중 하나로 불리고, 한낮 기온이 섭씨 39도에 육박한다고 하니, 미리 겁을 집어먹을 수밖에.

< 포포투 > 는 31일 개막하는 대회를 이틀 앞두고 우한을 먼저 찾아 '찜통더위'를 맛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곳 후텁지근하다.

29일 오후 2시, 우한 공항 & 숙소화씨 93도, 섭씨 33.9도, 습도 56%, 햇볕 따가움

29일 오전 12시, 우한톈허국제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뜨거운 공기가 가장 먼저 반겼다. 그 맛은 3시간 전 한국에서 맛본 공기와는 달랐다. 여자대표팀 인터뷰를 위해 양지에서 대략 10분간 머무를 때 등에서 흘러내리는 땀 몇 방울을 느꼈다.

그렇다고 동남아시아의 텁텁함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었다. 견딜 것 같은 느낌? 선수단 환영차 공항에 마중 나온 정재남 주(駐)우한총영사는 "(구름 한 점 없는)하늘을 보면 알듯이 가을 날씨 같지 않은가? 걱정보다 이곳은 덥지 않다"고 했다. 가을이라...

대표 선수로 인터뷰한 주장 조소현도 "친한 중국 선수에게 물으니 꽤 덥다고 하더라. 그런데 생각보다 덥지 않은 것 같다. 합천 날씨와 비슷하다. (이런 더위가) 익숙하다"며 웃었다. 동아시안컵 대비 첫 현지 훈련을 마친 뒤 김범수 코치는 "맞다. 합천도 여기만큼 덥다"고 맞장구쳤다.

첫 만남은 나쁘지 않았다. 숙소로 향해 달리는 택시의 에어컨도 빵빵하고. 그런대로 아직 견딜 만하다.

29일 오후 6시, 우한 길바닥 & 우한FA스타디움화씨 92도, 섭씨 33.3도, 습도 71%, 아직 활활

숙소에서 잠깐 앉았다 일어나 여자팀 훈련 장소인 우한FA스타디움으로 이동했다. 5시 즈음 일행은 엉뚱한 곳에 내려 10분 가까이 훈련 장소까지 걸으며 우한의 고온다습 실체를 직접 온 피부로 확인했다. 찜통, 화로, 한증막 수준은 아니었지만, 피부가 '미디움-웰던'으로 익혀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 덥긴 더웠다. 걷기도 힘든데 훈련하는 선수들은 어떨까.

가벼운 몸풀기와 전술훈련 25분을 포함하여 정확히 1시간 훈련하는 동안 여자팀 선수들은 틈만 나면 코치의 지시에 따라 그늘로 찾아와 음료를 섭취했다. 훈련 20분 전 훈련장에 도착하고선 20여 분 동안 벤치 옆 그늘에서 쉬었다고 한다. 윤덕여 감독은 "생각보다 습도가 높지 않지만, 너무 더워 그늘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지난 4월 러시아전을 통해 뒤늦게 A대표팀에 데뷔한 손윤희에게 훈련 후 중국에서의 첫 훈련 소감을 물었다. "듣던 것보다 더 덥다. 한국과 공기부터 다르다. 음식과 날씨 변수를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표정이 정말 더운 표정이었다. 거울을 보니 < 포포투 > 의 표정도 다르지 않았다.

29일 오후 9시, 우한 길바닥 & 숙소화씨 87도, 섭씨 30.56, 습도 77%, 열대야

한국 남녀대표팀은 각각 밤 9시(중국), 저녁 6시 20분(일본), 오후 5시 10분(북한) 경기가 예정됐다. 동아시안컵 대회 기간 내내 우한의 기온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을 볼 때 첫 훈련에서 맛본 기온, 습도는 북한전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저녁 6시경 우한은 대낮보다는 제법 바람도 불고, 온도도 내려가지만, 낮이라고 할 만큼 아직 덥다. 북한과 일본전은 낮 경기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문제는 중국전이다. 9시 즈음이 되면 고온이 발을 빼고, 습도가 등장한다. 한낮 습도보다 약 20% 증가하여 조금만 걸어도 몸이 무겁다. 오후 8시 30분경 숙소 근처 한 식당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하고 나오자마자 마주한 습도는 불쾌지수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10분 남짓 걸었을 뿐인데 찬물 목욕 생각이 간절, 정말 간절. 이 상태로 90분을 뛴다면.. 남극 얼음물에라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결론: 습하다, 힘들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 포포투 > 가 하루 동안 경험한 우한은 몹시 더울 때의 서울 날씨와 비슷해서 그런대로 다닐 만했다. 다만 밤에 가까워질수록 숨이 턱 막히는 습도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한증막에서 오래 견디지 못하는 이유가 고온이 아니라 습도 때문이듯이, 남녀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이 습도가 경기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의무팀 관계자는 "훈련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음료 섭취 빈도를 높인다. 원하는 선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물을 마시도록 안내한다"고 했고, 윤덕여 감독은 "강도를 낮춰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포포투 > 도 무사히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시도 때도 없이 물을 마시고, 업무 강도를 낮춰야 할 것 같다. 편집장도 이해할 거다. 분명히.

글=윤진만, 사진=FAphotos, 포포투, 기상 자료=www.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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