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들 신동빈 지지하는데, 신동주 '어리숙한 쿠데타' 왜?

2015. 7. 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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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롯데 '형제의 난' 어떻게 되나

임시 주총 열려도 '장남의 뒤집기' 힘들듯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하루 만에 완전히 진압된 것일까? 아니면 남은 불씨가 다시 불길로 타오를 것인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앞세워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일본롯데 경영에서 끌어내리려 했던 27일의 시도는 이사들이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신동빈 회장 쪽 편을 들면서 일단 좌절됐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로서, 경영권 다툼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은 그대로 갖고 있다. 롯데 안팎에서는 앞으로 열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결과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신동빈 회장은 29일 그룹 내부 인트라넷망에 임직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신 회장은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롯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자신이 명실상부한 롯데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일 가운데 하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판 흔들기 방식이 매우 어리숙했다는 점이다. 그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려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들의 해임을 지시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이사의 해임은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 처음부터 성사되기 어려웠다.

신동주의 어리숙한 쿠데타?"진짜전쟁 아닌 예고편" 관측도신격호 일본행에 장녀동행 눈길다른 가족들 어디 편들지 관심결국 지분싸움…현재는 신동빈 유리롯데홀딩스 주총이 갈림길 될듯

이 때문에 이번 일이 진짜 공격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전쟁의 예고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신동빈 회장에게 분명히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신동빈 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의 일본행에 동행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 이사장은 자식들 가운데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가장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신 이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 쪽에 가담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아버지를 수행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신 이사장을 포함한 다른 가족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이라면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형제 경영권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은 한국과 일본 롯데 양쪽의 경영을 이미 이끌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전제 아래 거론되는 이야기다. 28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불참하고 신동빈 회장이 기권한 가운데 나머지 5명의 이사가 만장일치로 신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을 결의했다. 이를 두고 이미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영입한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사장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롯데그룹 홍보실 고위 임원은 "롯데홀딩스의 이사는 총괄회장이나 회장이 마음대로 임명한 게 아니라, 주주들이 지분에 근거해 선임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지분 50%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어 흔들릴 것이 없다. 주총에서 이사회 결의(신격호 이사의 대표이사 해임 및 명예회장 추대 정관 개정)가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롯데그룹 형제간 싸움의 향방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봐야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쪽은 "정기 주주총회는 내년 1월이지만 곧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신재 이정훈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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