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곳에선] 렌털폰, 신의 한 수될까?..업계는 '시큰둥'

손석우 기자 2015. 7. 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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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사실상의 지주회사 SKC&C와 함께 '렌털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100만원을 넘나드는 휴대전화를 사서 소유하는 게 아니라 빌려쓰고 빌려쓰는 비용을 내면 된다는 개념인데요.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마케팅 혁신이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냐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있습니다.이동통신 업계를 취재하는 손석우 기자가 이 이슈를 자세히 취재했는데요, 얘기 좀 들어보죠.손 기자, 먼저 SK텔레콤, 스마트폰 렌탈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겁니까?<기자>그렇지 않습니다.현재는 사업안을 놓고 검토단계에 있고요, 하겠다 안하겠다 결정을 하진 않은 상태입니다.따라서 관련된 렌털료 책정이나, 요금제 구성, 전산망 연동 같은 부대작업들은 시작을 하지 않은 상태이고요.렌털료는 단말기 출고가를 기준으로 36개월 할부로 나눠내는 수준에서 책정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에대해 SK텔레콤은 사실무근이고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앵커>동아일보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 알겠습니다 일단 검토는 하고 있군요.그럼 검토 중이라는 스마트폰 렌탈사업, 어떤 형태가 유력합니까?<기자>도입 여부가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나온 상황은 아니지만 시나리오를 세워본다면요.일단 SK텔레콤이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소비자들과 통신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동일합니다.다만 단말기는 렌털 계약을 체결하는 겁니다. 매월 내는 요금은 통신 서비스에 대한 요금과, 단말기 렌털료가 합산되는 형태가 되겠죠.가입자는 렌털 계약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휴대전화를 반납합니다.반납된 휴대전화는 SK C&C가 매입을 해서 다시 중고폰으로 유통하는 형태가 됩니다.중고폰 매입은 SK C&C가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아니라 SK C&C 뿐 아니라 또 다른 복수의 업체가 맡을 수도 있습니다.<앵커>자동차 리스제도와 유사한 형태로 보이네요.요즘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렌털이 활성화되고 있다지만 말이죠.손 기자, 이동통신에서 렌털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까요? 어떻습니까?<기자>네, 업계에서도 SK텔레콤의 렌털폰 도입에 많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먼저 휴대전화에 대해 소비자들은 소유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입니다.휴대전화라는 게 자동차와 달리 개인 정보들을 담고 있는 기기이기 때문입니다.더해서 렌털료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한 상태고요.<앵커>비용에 대한 의구심이라니 무슨 말인가요?<기자>만약 휴대전화를 사는 것보다 렌트하는 게 비용부담이 현저히 낮다면 모르겠습니다.하지만 현재 나오는 관측대로 36개월 할부 가격 정도로 렌털료가 책정되는 수준이라면, 그냥 몇천원 더 부담하면서 차라리 기기를 사는 것이 낫겠다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대다수 일거란 전망입니다.<앵커>한 달에 몇 천원인거죠?<기자>그렇습니다.<앵커>렌털비용과 구매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럼 렌털비용을 더 낮추면 되잖아요?<기자>무작정 낮추기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지금 얘기되는 사업구조는 휴대전화를 렌트해주고, 서비스 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폰을 회사가 매입을 해서 중고폰으로 유통시켜 그 비용을 회수하는 형태입니다.다시 말해서 회사가 떠앉게 되는 렌털폰 매입 비용을 중고폰으로 다시 유통시켜 내는 수익을 통해 상쇄해야 되는 구조입니다.문제는 자동차와 달리 휴대전화는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다는 겁니다.<앵커>그게 왜 문제가 되는 거죠?<기자>예를들어 스마트폰을 매입하고 한 달만 지나도 중고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 잘 아실 겁니다.따라서 렌털 시스템이 계속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물량이 확보되어야 할 뿐 아니라, 중고폰 유통도 속도감 있게 이뤄져서 다시 렌털폰 도입 비용으로 재투자 되어야 하는데요.현재로선 물량 확보가 될지도 의문이고, 중고폰 유통 구조도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부정적인 시각이 짙은 것이 사실입니다.<앵커>감가상각이 빨라서 구매한 폰 가격이 급속하게 떨어지면, 스마트폰 렌털사업자의 재무재표상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다?<기자>네, 그렇죠.<앵커>그럼, KT나 LG유플러스 같은 경쟁사는 SKT 검토의 렌털폰 사업에 어떤 의견입니까?<기자>어제 취재를 해보니까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본래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보다 먼저 이 렌털폰을 구상했더라고요.올해 초에 내부적으로 검토를 했었는데, 도입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입니다.회사가 중고폰을 매입해서 판매를 해야되는데, 감가상각이 빨라서 수익성을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렌털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매월 1만대 가량의 렌털폰을 매입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연간 1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이 정도의 캐시플로우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SK텔레콤이라도 부담이 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또 하나 LG유플러스가 제로클럽이라는 중고폰 선보상제도 프로그램을 운영했지 않습니까.당시 중고폰 매입 가격을 산정할 때 우회보조금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는데요.만약 렌털폰을 중고폰으로 매입할 때 가격을 높게 산정한다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취지에 위배되는 우회 보조금 논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LG유플러스는 지적하고 있습니다.<앵커>일각에서는 렌털폰이 침체된 휴대전화 판매를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이런 관측도 내놓고 있더란 말이죠.삼성전자나 LG전자같은 제조사들은 렌탈사업에 대해 뭐라던가요?<기자>한마디로 반신반의였습니다.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고민은 잘 팔리던 프리미엄 제품이 최근들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거죠.물론 렌털폰 시장이 도입된다면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하지만 굳이 렌털제도를 활용해 프리미엄폰을 사용한다, 이렇게 보기는 힘들다는 겁니다.게다가 SK텔레콤이 렌털폰 대상을 신규 프리미엄 단말기 뿐 아니라 중고폰으로까지 확대할 경우 제조사들에게는 역으로 치명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앵커>SK텔레콤의 렌털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관련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네요.SK그룹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공급자인 SK네트웍스와의 교통정리 문제도 있고요.렌탈폰 사업, 좀 봐야겠네요.정보문화팀 손석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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