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이 된 레전드, KCC에 거는 기대감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강단이 있다"
전주 KCC는 지난 28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모비스 연습 체육관에서 울산 모비스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2015~2016 시즌 전 프로 팀 간의 첫 경기. 많은 팬이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을 찾았다.
KCC 관계자도 체육관을 찾았다. 최형길 단장도 2쿼터 즈음 관중석에 앉았다. 최형길 단장은 "강단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감독이 그렇겠지만, 추 감독 역시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집중력을 두고 보지 않는다.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며 추승균(41) 신임 감독을 이야기했다.
KCC는 지난 29일 경기도 용인 마북리에 위치한 연습 체육관에서 상무를 맞이했다. 추승균 감독은 연습 경기 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은 연습 경기보다 강도 높은 훈련에 견뎌야 했다. 추승균 감독과 KCC 선수단 모두 '명가 재건'의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 3시즌 연속 PO 탈락, 신임 감독의 준비 방법은?
모비스는 2014~2015 시즌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KBL 역대 통산 최다 PO 우승(6회)과 KBL 역대 최다 PO 연속 우승(3회)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비스의 종전 기록은 모두 KCC의 것. KCC는 5회의 PO 우승을 기록한 명문 구단이었다. 하지만 2012~2013 시즌부터 부침을 겪었다. 2012~2013 시즌에는 최하위(13승 41패)를, 2013~2014 시즌에는 7위(20승 34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2014~2015 시즌의 부진은 치명적이었다. 소집 해제한 하승진(221cm, 센터)이 출격을 기다렸고, 김태술(182cm, 가드)이 자유계약(FA) 신분으로 KCC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 하지만 하승진은 허벅지와 코뼈 부상 등으로 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부상을 안고 있던 김태술 역시 예전의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했다. KCC는 2014~2015 시즌에도 9위(12승 42패)로 봄 농구에 나서지 못했다.KCC는 서울 삼성(11승 43패)과 단 한 게임 차로 9위를 기록했다. 모든 부문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수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 최다 턴오버 공동 1위(경기당 평균 11.9개)와 최다 실점 2위(경기당 평균 78.1점)이 이를 증명한다. 집중력 역시 떨어졌다. 리바운드 허용 1위(경기당 평균 37.5개)로 제공권 싸움에서 밀렸다. 추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1. 수비"지금 우리 상황(골밑 자원 없이 2대2 공격 위주만으로)에서 70점 넣으면 잘된 거다.(vs 모비스 : 81점, vs 상무 : 75점) 그런데 수비에서 7~80점(vs 모비스 : 76점, vs 상무 : 85점) 주면 소용없다. 5명이서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수비를 연습해야 한다. 자기 수비만 한다고 해서 수비를 하는 게 아니다. 수비에서 '터치'를 강조하고 있다. '스틸'이 아니다. 팔과 스텝으로 상대 패스 경로만 견제해도, 상대 공격의 맥을 끊을 수 있다"
2. 리바운드 관련"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야만, 공격 리바운드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다. 쳐내거나 박스 아웃을 같이 하는 것만 해도 상대의 공격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우리 같은 경우, (하)승진이 없이 1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1라운드를 잘 넘겨야 한다. 작년에도 승진이 없을 때 리바운드 개수가 차이가 확 났다. 선수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자극하고 있다.(추승균 감독은 연습 경기 후 "승진이만 리바운드하냐"고 선수들을 자극했다) 박스 아웃 훈련도 더 시키고 있다"
# '호화 군단' KCC, 신임 감독의 첫 번째 과제는?
하승진. KCC를 상징하는 선수다. 221cm의 키로 외국인선수보다 강력한 높이를 자랑하는 자원. KCC는 하승진 입단 후 2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2008~2009, 2010~2011)을 차지했다. 2011~2012 시즌에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KCC의 전력은 하승진의 입대 후 급속히 하락했다.하승진은 2014~2015 시즌 복귀했다. KCC와 본인 모두 팀의 도약을 기대했다. 하승진은 38경기에 나서 평균 27분 20초를 나섰고, 12.6점 9.8리바운드 1.1블록슛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졌다. 공익근무요원 기간 동안 꾸준히 몸을 만들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KCC는 들쭉날쭉한 높이로 기복을 겪었다. 추 감독 또한 하승진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백업 자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승진이 백업 멤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김)태홍이나 (정)희재 같은 경우,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시합을 많이 뛰게 하고 있다. 태홍이가 힘들 거지만 고비를 넘겨야 한다. 희재 같은 경우는 허벅지를 다쳐서 훈련을 1~2주 쉬어야 한다. 많이 뛰어야 하는 친구들인데…"KCC는 전태풍(178cm, 가드)을 영입했다. 전태풍은 최고의 테크니션. 2009~2010 시즌부터 3시즌 동안 KCC와 함께 했다. KCC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2010~2011)을 경험하기도 했다. 전태풍 영입은 김태술(182cm, 가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지만 코칭스태프는 또 하나의 고민을 안고 있다. 둘 중 한 명만 쓰기도, 둘 다 쓰기도 쉽지 않다. 추 감독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김)태술이가 대표팀에 차출되기 전에, (전)태풍이와 태술이를 같이 뛰게 한 적이 있다. 태술이가 공격 성향이 강했다면, 두 선수가 안 맞았을 것이다. 그러나 태술이는 패스에 더 치중하는 자원이다. 잘 맞는 것 같더라. 서로가 괜찮아하더라. 둘 다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 역할을 조금만 조정한다면 괜찮아질 것 같다. 두 선수는 어차피 시즌을 치르며 맞춰야 한다"
# 2명의 테크니션 외국인선수, 키워드는 '조화'
KCC는 2015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팀 중 하나였다. 안드레 에밋(191cm, 포워드)과 리카르도 포웰(196cm, 포워드)을 지명했기 때문. 에밋은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 포웰은 스몰 포워드를 소화하는 자원. 두 선수 모두 외곽과 골밑을 넘나들 수 있는 선수다. 스코어러다. KCC는 빅맨 외국인선수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KCC는 하승진의 존재를 믿고 2명의 테크니션을 선택했다.에밋은 트라이아웃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 193cm 이하 외국인선수 중 최대어로 꼽혔다. 테크닉과 운동 능력을 겸비한 스윙맨. 2004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5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 입단했고, 2004~2005 시즌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8번의 NBA 경기를 소화했다. NBA 생활 후 유럽에서 경험을 쌓았고, 2014~2015 시즌 NBA D-리그 올스타전 MVP를 받기도 했다.포웰은 KBL을 대표하는 외국인선수. KBL에서 4시즌(2008~2009, 2012~2015)을 활약했고, 4시즌 모두 인천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슈팅과 돌파, 패스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고, 한국 농구를 잘 알고 있다. 전술 이해도가 높다는 뜻. 또한, 국내 선수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승부처를 즐기는 대담함을 지니고 있다. 2014~2015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전자랜드의 드라마를 집필(?)하며, 인천 팬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KCC는 많은 테크니션을 보유하고 있다. 전태풍과 김태술, 에밋과 포웰 모두 농구를 알고, 볼을 다룰 줄 아는 선수다. 그러나 조화가 필요하다. KCC 코칭스태프 역시 이를 고민하고 있다. 하승진의 존재 유무와 외국인선수 출전 제도 변화(정규리그 3라운드까지 1명의 외국인선수만 출전, 정규리그 4라운드부터 2쿼터와 3쿼터에 2명의 외국인선수 출전 가능)도 4명의 테크니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 감독은 두 외국인선수의 가치와 역할 분배를 아래와 같이 말했다.
1. 우리는 애초부터 에밋을 생각하고 있었다. 더 높은 순번을 받았어도 에밋을 지명했을 것이다. 지난 3월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선수다. D-리그에서 파워포워드 수비까지 맡았던 선수다. 포웰은 전자랜드에서 상대 빅맨을 많이 막았다. 한국에서 좋은 경기력을 많이 보여줬다. 상대 외국인선수가 우리 외국인선수를 미스 매치라고 여기겠지만, 우리 외국인선수 역시 강점을 가지고 있다
2. 2대2 상황에서의 움직임을 많이 강조할 것이다.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4명의 선수(전태풍, 김태술, 에밋, 포웰) 모두 1대1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협력수비 빈도가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찬스나는 빈도도 많아진다는 뜻. 4명 모두 무리하게 농구하지 않는다. 조정을 어느 정도 거친다면,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KCC 프랜차이즈 스타, KCC 부활 이끌까?
추승균 감독은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전신 대전 현대 포함)다. 1997년부터 15시즌 동안 KCC에서만 활약했다. 추 감독의 별명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 화려하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슈팅과 돌파로 꾸준히 커리어를 쌓았다. 2011~2012 시즌 서울 SK를 상대로 KBL 통산 2번째 10,000점 고지를 밟았다. 한 팀에서만 10,000점을 만든 유일한 선수였다. 또한, KCC의 5회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자원이기도 했다.2011~2012 시즌 종료 후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김태홍(195cm, 포워드)과 정희재(196cm, 포워드) 등 어린 포워드를 집중 조련했다. 허재(50) 감독의 퇴진 후 감독대행으로 감독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5월. 정식으로 KCC의 사령탑이 됐다. 팀 내에서 코트를 가장 넓게 봐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감독으로써 첫 시즌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 3시즌 동안 팬에게 실망을 많이 시켰다. 우리 멤버 구성상, 빠른 농구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승진이가 골밑을 잘 장악해준다면,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다 달릴 수 있는 자원. 다만, 국내 식스맨들(김일두, 김태홍, 정희재, 김지후)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이들의 자신감이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6강 플레이오프를 첫 목표로 삼고, 그 다음부터 한 단계 한 단계 오르고 싶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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