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전야' 8월, 선발 보험 필요한 팀은?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5. 7.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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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

“8월에는 투수가 많아야 한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뜨거운 순위싸움 중인 7월의 끝자락에서 앞으로 판도를 이렇게 전망했다.

승패의 절반은 마운드 운용, 그 중에서도 선발 투수가 열쇠를 쥐고 있다. 보통 8월까지는 태풍과 장마 속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 4~5선발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구단 체제로 돌아가며 3~4일 휴식기를 얻어 4~5선발의 몫은 더 적었다.

그러나 올해 8월은 매우 특별해졌다.

보통 9월부터 잔여경기 체제로 들어가던 이전과 달리 역대 가장 많은 144경기를 치르는 올해는 8월 첫째주인 4일부터 전구단이 2연전 체제를 시작한다. 홈과 원정 사이 이동이 잦아져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잦았던 우천 취소의 영향이 결국 8월의 변수로 급부상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수가 많아진 데다 우천 취소 경기가 쌓여 결국 ‘월요일 경기’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실행위원회를 열어 8월10일부터 ‘주말 경기 취소 시 월요일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투수가 많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선발진이 1번부터 5번까지 꽉 차 있는 팀은 8월에도 ‘안심’이지만 최소 3~4선발 이후가 불안한 팀은 8월 일정이 버거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 두산, NC는 8월에도 큰 걱정 없다.

지난해 선발진에 좌완 차우찬이 가세해있는 삼성은 가장 탄탄한 로테이션을 갖췄다. 선발 5명이 모두 웬만한 팀 1~3선발급이다. 28일까지 거둔 53승 가운데 39승이 선발승이다.

두산도 다른 팀들에 비해 선발진이 안정돼있다. 교체 외국인투수 스와잭과 5선발 진야곱이 변수지만 다승 1위 유희관과 FA투수 장원준이 버텨 6월 이후 빠져있는 에이스 니퍼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다. 8월에는 니퍼트도 합류해 더 강해진다.

전반기 선발 방어율 1위는 NC(4.43)였다. 해커-스튜어트를 축으로 베테랑 손민한과 이재학, 이태양이 5선발을 채우고 있다. 28일까지 거둔 49승 가운데 선발들이 35승을 거뒀다.

반면 5강 싸움 중인 넥센과 한화는 선발 구성으로만 보면 10개 구단 가운데 8월에 가장 위태로운 팀들이다.

넥센은 확실한 선발 밴헤켄과 피어밴드가 앞에 있다. 그러나 그 뒤는 비어있다. 핵심 불펜 조상우의 이탈로 선발 한현희가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3선발부터 공백이다. 문성현, 김택형이 3~4선발로 자리하지만 안정감을 주기는 어렵다. 넥센의 선발 방어율은 28일까지 4.81로 10개 구단 중 7위다.

한화도 2선발 이후가 미완성이다. 방출된 외국인투수 유먼을 대체할 투수를 찾지 못한 가운데 우완 안영명이 어깨 통증으로 빠져있다. 안영명이 8월초 복귀한다고 가정해도 탈보트, 배영수까지 3명만 고정 선발 투수다. 최근 대체 선발로 투입된 우완 송은범과 김민우의 활약이 관건이나 한화는 결국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불펜 야구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벅찬 8월 일정 속에 불펜 중심 야구는 위험 부담이 크다.

한편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비교적 마운드가 안정돼있어 8월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팀도 있다.

KIA는 현재 7위로 떨어져있지만 28일까지 선발 방어율이 전체 2위(4.52)다. 1·2선발 양현종과 스틴슨이 확실한 가운데 새로 합류한 외국인투수 에반이 8월 선발로 전환해 승수쌓기에 가세하면 상대적으로 8월을 튼튼하게 보낼 수 있다.

SBS스포츠 최원호 해설위원은 “선발 투수들의 구성과 경험으로 보면 역시 삼성이 가장 꽉 차 있다. 8월 한 달을 지나고나면 삼성이 지금까지와 달리 치고 나가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넥센과 한화는 선발진이 각각 2명을 제외하면 불투명해 결국 불펜에 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8월을 어떻게 버티느냐에 따라 순위싸움에서 9월에 추락할지 5강에 도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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