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서의 스윙맨] 다시, 그리고 여전히 이승엽이다

이상서 입력 2015. 7. 30. 06:02 수정 2015. 7. 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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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상서]

이 정도면 회춘이란 표현도 부족하다. 시간을 거스르다 못해 다시 역대 최고를 향해 올라가는 모양새다. 노병(老兵)은 다만 사라질 뿐이라더니, 그러긴커녕 레벨업 해서 돌아 왔다. 삼성의 이승엽 얘기다. 작년 시즌 KBO 리그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이란 업적을 쌓을 때만 해도 정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어쩌면 이승엽의 역대 최고 시즌은 올해일지도 모른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야 말로 진정 고귀한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격언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2015 이승엽을 샅샅이 파헤쳐 봤다.

이승엽은 28일 현재 타율 0.322를 기록 중이다. 2002년에 찍은 0.323 이후 개인 통산 최고 수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2012년 이후 6시즌 만에 경신한 것이다. 만일 이승엽이 3할 3푼대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면 이 또한 커리어 하이다. 지금까지 개인 생애 최고 타율은 1997년 기록한 0.329이다. 그럼에도 만족을 모른다. 이승엽은 최근 인터뷰에서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성적으로 나타나는 게 있고,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적이 있다. 결승타가 줄어든 게 차이다. 지난해에는 무섭게 몰아치는 게 있었는데 올 시즌은 그게 좀 부족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차세대 유망주들이 기량을 뽐내는 퓨처스 올스타전이 17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퓨처스올스타전이 끝난후 진행된 인터파크 홈런레이스에서 삼성 이승엽이 타격을 하고 있다.

안타도 마찬가지. 이승엽 109개를 때려내며 최다 안타 부문 6위에 걸쳐 있다. 이미 지난 16일 포항 넥센전에서 13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달성했다. 이는 양준혁과 박한이에 이은 역대 세 번째의 대기록이다. 90경기를 치른 삼성은 총 54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승엽에 여기서 경기당 하나씩의 안타를 뽑아낸다면 163안타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1997년의 170안타, 2002년의 165안타에 이은 개인 통산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시즌 이승엽 안타 타구 방향 비율

개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타구 방향이 달라졌다. 그라운드를 골고루 쓸 줄 알았다. 작년의 경우 안타 가운데 44% 이상(156안타 중 69개)을 우측으로 보냈다. 그 다음은 25%(39안타)를 차지한 중간 방향. 올해는 다르다. 여전히 우측 방향의 타구가 43%로 가장 높지만 좌측, 중앙, 우중간의 타구 비율 모두 작년에 비해 상승했다. 잡아당기는 타격을 쓰는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팀은 우측으로 수비수를 붙이는 시프트를 사용했다. 지난 5월 31일 잠실 LG전에서 9회말 이승엽 타석시 내야수 3명을 1-2간에 배치한 수비 변환이 그 예다. 그러나 타구를 골고루 보낼 줄 알게 된 이승엽에게 시프트는 곧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 말이야. 인내심이 부족해 지거든."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김영철의 대사다. 이승엽이 그랬다. 2015 이승엽의 타격비율은 20.1%로 이 부문 리그 17위다. 참고로 1위는 팀 동료인 이지영이 기록한 27%다. 적극적인 타격을 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는 올해만의 특징이다. 이승엽의 타격 비율이 20%를 넘긴 것은 2012년 한국에 복귀한 이후로 처음이다. 그해 18.4%를 기록한 이승엽은 매년 꾸준히 배트를 더 휘두르더니 마침내 올해 20.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해서 성급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승엽의 헛스윙 비율은 7.9%에 불과한데 이는 이 부문 최고치를 기록한 이성열(18.3%)에 절반도 채 못 미치는 수치다.

"승엽이는 스타에요. 중요할 때 한 방씩을 해주니까요." 양준혁 해설위원이 모 스포츠 방송에서 말한 내용이다. 이승엽은 찬스에 강했고, 그만큼 극적인 순간도 만들어 냈다. 실제로 팀이 뒤지고 있을 때 이승엽의 방망이는 가장 뜨거웠다. 열세시 타율 0.353으로 팀이 리드하고 있을 때(0.298) 보다 5푼 이상 높았다. 동점 상황에서도 타율이 0.324로 평균을 상회했다. OPS(장타율+출루율)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앞으로 리그 구원 투수들은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면 더 긴장해야 할 듯 하다. 선발 투수보다 구원진을 만났을 때 이승엽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구원진과는 158 타석, 선발진과는 221타석을 상대했다. 구원 투수를 만났을 때 이승엽의 타율은 무려 0.370에 달한다. 선발 상대 타율은 0.291. 선발진 보다 덜 타석에 들어섰음에도 볼넷 역시 4개 더 많은 17개(고의 볼넷 2개 포함)를 얻어 냈다.

온라인팀=이상서 기자 cod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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