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단독인터뷰] ① "내가 피해봤으면 봤지, 나쁜 짓하고 산 적 없다"

김희선 입력 2015. 7.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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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농구와 맺은 40년 인연이 한순간에 무너졌네요."처음 불법도박·승부조작 관련 보도가 나간 5월 25일 이후 전창진(52)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의 시계는 그 자리에 멈췄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차단하고 두문불출하며 지낸 전 감독을 일간스포츠가 29일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두 달 동안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의심과 비난에 시달린 전 감독의 얼굴은 핼쑥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대변하듯 살도 빠져 반바지 차림의 종아리도 얇았다. 일간스포츠는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전 감독의 인터뷰를 실으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질문했고 답변을 받았으며 경찰과 검찰의 입장도 충분히 담았다."원래 인터뷰 안 하려고 했어요. 내 속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도 없고…."전 감독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어떻게든"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KGC인삼공사 구단과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마음, 그것이 오늘 얘기의 팩트라고 강조했다.

◇ 전창진이 말하는 답답함과 미안함

"좋을 일이 없죠. 상황은 일파만파 커져가고 해명할 시간적, 마음적 여유도 없는 상황이었고요. 대응할 준비하고 있는데 빵 터져버려서 멘붕이었죠. 기사도 안 봤어요. 주변에서 얘기해준 것만 들었는데 별의별 기사가 다 나왔더군요. 사람을 어찌 그렇게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요. 지금 내 입장에서 누구를 만나겠어요.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내가 피해를 봤으면 봤지 나쁜 짓하고 산 적이 없는데 주변 관리를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네요. 그런 것 치고는 마음의 상처를 너무 크게 받았고요.

- 그동안 직접 나서서 얘기한 적이 없어요.

"2차조사 들어갔을 때 생각치 못한 사실들을 알게 되고 '이래서 경찰이 나를 의심하는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뭐 이미 나는 나쁜 놈이 됐고 승부조작한 놈으로 매도됐죠. 변호사가 일정이 있어서 2차조사 날짜를 이틀 미루자고 했는데 그 내용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마음대로들 기사를 써버리니 내가 말할 게 뭐 있나요. 개인적으로 KGC인삼공사 구단에 죄송하고 또 팬들에게 죄송하고, 나를 아는 모든 분들께 죄송할 따름이죠."

-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심정은 어떤가요.

"어쨌든 나는 40년 동안 농구와 인연을 맺고 살았는데 그런 부분들이 한순간에 무너진거 아닌가요. 나를 인정해서 감독으로 선임해준 KGC인삼공사에 할 말이 없어요. 이렇게 지금 인터뷰를 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또 내 욕을 하겠죠. 상처는 받을대로 받았는데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 구속된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죠.

"잘 알고 친한 동생들이죠. 나한테 잘하고 또 내가 예뻐하고요. 그 중 한 친구(강씨)는 내가 정말 예뻐했던 친구인데 나를 잘 알다보니 경기 막판에는 2진들을 자주 기용한다는 걸 알고 있고, 그렇게 모험을 했던거죠. 좋은 동생들이고 나를 믿고 하니까 사채업자한테 돈도 3억 빌려주고, 그걸 또 내가 갚아주고…. 사람들은 이런 얘기하면 안 믿겠죠. 재벌집 아들도 아닌데. 그래도 나는 내가 믿는 동생을 믿었던 거에요."

- 문경은 감독과 경기 전날 통화가 문제가 됐는데요.

"내가 문 감독한테 너무 미안해요. 지금 나 때문에 너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어요. kt가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경비 절감 차원에서 서울 경기할 때 수원 구단 숙소에서 다니다보니까 예전처럼 숙소 옆방에서 만나서 얘기하고 그런 게 됐어요. 그래서 전화한 거에요. 평소에는 다른 팀이랑 경기하니까 서로 전화를 못하지만 다음날 우리 경기면 편하게 전화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따지면 만나서 밥먹고 술먹고 하는 것도 다 조사해야지요. 문 감독 개인적인 상담을 좀 들어주면서 30분 넘게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할 말이 없어요."

- 사건이 종결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텐데요, 어떻게 마무리되길 바랍니까.

"그 날 이후로 하루가 정말 길어요. 처음 한 달은 너무 힘들었어요. 걱정 속에서 살았고, 어디서 전화만 와도 깜짝 깜짝 놀라고 그랬죠. 그래도 의외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제는 정말 무서울 것도 없어요. 수사가 잘 진행돼서 빠른 시간 내에 종결되는 것, 지금 내가 이거 이상으로 바라는 게 뭐가 있겠어요. 지금 내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는 게 해피엔딩이겠죠. 어쨌든 조금이라도 자연스러운 상황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라도 얼굴 보면서 만나고 싶고, 사람들도 보고 싶고 그래요. 그나마 요즘 안양 왔다갔다 하면서 기분이 조금씩 나아졌어요. 마무리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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