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의 짜릿한 모험, 와인드업 변신
이미 몸도 다 풀었다. 경기 개시가 눈앞이다. 그때 갑자기 머릿 속을 스치는 생각.
29일 잠실 한화전, 두산 선발 유희관은 한용덕 투수 코치를 찾았다. “코치님, 저 오늘 와인드업으로 던질게요.” 한 코치도 이를 받아들였다.
모험이었다. 투수는 미묘한 포지션이다. 발가락을 조금만 다쳐도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하물며 투구폼의 변화라니. 유희관은 “사실 투수가 되고 난 뒤 와인드업으로 공을 던진 적이 없다”고 했다.
유희관의 투구 동작은 주자가 있건 없건 세트 포지션 스타일이다. 손을 머리 위로 얹지 않을 뿐더러 발의 위치도 일정하다. 그런데, 와인드업으로 던지기로 했다.
유희관은 “이번이 한화전 4번째 등판이다. 전력 분석이 강한 팀이기도 하고 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유희관이니까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코치도 OK를 했다. 워낙 투구 밸런스가 좋은 투수다.
오히려 구속이 늘었다. 유희관은 “와인드업으로 던지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되려 공을 더 세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33㎞. 이전 등판에 비해 유희관의 정상 구속으로 돌아왔다. 유희관은 “앞서 던질 때 주위에서 성의없게 던지는 것 아니냐, 그래서 진 것 아니냐라는 얘기들이 있길래 빨리 던지고 싶었다”며 웃었다.
유희관의 ‘모험’은 성공으로 끝났다. 유희관은 이날 잠실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 김경언의 적시타로 1점을 내줬을 뿐 7.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13승째로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고, 두산 팀 사상 좌완 최다승 타이(1988·윤석환) 기록을 세웠다.
유희관은 “이제 당분간은 와인드업 스타일로 던질 것 같다”며 웃었다. 느린 공으로도 타자를 잡아내는 여유, 경기를 앞두고 투구 폼을 바꾸는 여유. 이게 바로 유희관의 힘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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