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공짜표 없앤' 수원, 입장수입은 늘었다

2015. 7. 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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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은 ‘공짜 표 없애기’라는 신선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홈 평균 관중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내실 있는 노력으로 입장수익은 차츰 늘려가고 있다. 올해 3월 8일 수원-포항의 K리그 클래식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전경. 사진제공|수원삼성
홈 평균 관중 1만2030명으로 감소
지난해 비해 객단가 2배 이상 증가
새로운 관전 문화 ‘성공적인 연착륙’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은 올 시즌에 앞서 프로축구에 만연해있는 ‘공짜 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수원의 홈경기 평균 관중은 클래식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만9608명이었다. 이 중 무료입장객은 26%였다. 수원이 이 정도인데, 타 구단의 상황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K리그가 팬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급한 마음에 관중석이라도 채우고 보자며 공짜 표를 남발해온 결과다. K리그 리딩 클럽 수원이 부끄러운 민낯을 공개하며 시도한 ‘공짜 표 없애기’ 실험은 그래서 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 관중은 줄었지만 입장수익은 늘었다!

수원은 23라운드까지 올 시즌 홈 평균 관중 1만2030명을 기록했다. FC서울(1만7092명), 전북현대(1만5940명)에 이어 3위다. 평균 관중 1위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은 잃었지만, 실리를 챙겼다. 객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올랐고, 입장수익도 마찬가지다.

수원은 개막에 앞서 공짜 표를 없애기 위해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도 가족과 지인들을 위해 연간회원권을 따로 구입토록 했다. 한발 더 나아가 2층 스탠드의 4분의 3을 통천으로 덮어 전체 약 2만석 규모로 내실 있게 관중석을 운영했다. 관중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좌석의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 연착륙 중인 ‘공짜 표 없애기’

공짜 표를 없앤 수원은 당초 올 시즌 관중 목표를 경기당 1만1000명 정도로 잡았다. 일정 수준 관중 감소를 각오했다. 그러나 ‘공짜 표 없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로 1만2000명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5월까지는 평균 관중 1만5000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처음부터 어려움은 컸다. ‘축구는 공짜로 볼 수 있는 종목’이라는 그릇된 인식부터 바꿔야 했다. 수원 염태영 시장도 연간회원권을 구입하는 등 ‘공짜 표 없애기’에 동참했고, 구단도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홍보를 통해 공짜 표의 폐해를 역설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공짜 표를 없애는 데 최소 6개월 이상의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며 “당초 생각보다 빨리 공짜 표 없는 수원만의 새로운 관전문화가 생겼다고 자부한다. 팬들과 지방자치단체 등 주변에서 도와주신 덕”이라고 말했다.

● K리그에 시사하는 점은?

7∼8월 주중경기 스케줄이 많은 수원은 9월 이후 평균 관중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 20일에는 3만명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도 잡혀 있어 이제는 평균 관중을 다시 1만5000명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희망을 품고 있다.

공짜 표를 없애겠다는 도전에 나서기까지, 수원의 고민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할 정도로 위험 부담도 컸다. 그러나 구단의 기대보다도 더 빨리 의미 있는 실험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공짜 표는 돈을 주고 입장한 팬들에 대한 모독이자, 장기적으로 K리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자충수다. ‘팬층이 두꺼운 수원이니까 그나마 시도도 할 수 있고, 성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K리그의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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