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강정호 '해적의 보물'

입력 2015. 7. 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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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가 29일(한국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경기에서 7-7로 맞선 9회초 결승 좌중월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강정호는 7월 들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당당히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미네소타전 9회초 마무리 퍼킨스 통타 ML 데뷔 첫 결승홈런

후반기 대활약…NL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
헌팅턴 단장 “계약때부터 주전이라 믿었다”

아시아에서 온 미지의 선수.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희망은 가졌지만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노다지’였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장점이 솟아 나온다. 피츠버그가 강정호(28) 덕분에 연일 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정호는 29일(한국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와의 원정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결승 홈런을 터트렸다. 7-7로 맞선 9회초 1사 후 미네소타 마무리투수 글렌 퍼킨스의 시속 84마일(135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비거리 132m의 대형 결승 솔로포(시즌 6호)를 작렬했다. 피츠버그는 이 점수를 지켜 8-7로 이겼고, 강정호의 타율은 0.286에서 0.289로 다시 올랐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견고한 활약에 연일 경탄을 표하고 있다. 경기 전 이미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이 찬사를 쏟아낸 터였다. 헌팅턴 단장은 28일 보도된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포스트가젯과의 인터뷰에서 “강정호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6개월 안에 살아남아야 했던 상황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강정호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좋다. 모든 면에서 더 잘하길 스스로 바라고 있고,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붓고 있다”고 칭찬했다.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타율이 2할대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주전 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도 해야 했다. 그러나 헌팅턴 단장은 “처음 강정호와 계약할 때부터 우리는 그가 주전선수라고 믿었다”며 “엄청나게 준비돼 있는 타자다. 경쟁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더 나은 플레이를 하기 위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뿐만 아니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는 투지가 넘치고 똑똑하면서도 겸손하다. 도움을 청하기를 꺼려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팀의 단장이 한 명의 선수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극찬 퍼레이드다.

특히 강정호는 7월 들어 타율 0.355에 출루율 0.43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으로 치면타율이 0.410, 출루율이 0.477까지 뛰어 오른다. 메이저리그진출 4개월 만에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 모양새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유격수와 3루수로서 모두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단장과 감독이 모두 강정호의 존재에 고마워할 수밖에없다. 현지 언론도 “피츠버그가 신인왕 후보로 아주 적합한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두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고, 무
엇보다 KBO리그 출신 1호 야수라는 점에서 그의 안정감이더 놀랍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제 강정호의 팀 내 입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를 믿었고, 그는 우리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강정호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또 한 번 결승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가치를 직접 입증했다. 한국의 ‘영웅(히어로)’이 피츠버그에서 가장 빛나는 ‘해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도 강정호는 경기 후 “힘든 경기를 홈런으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팀의 연승을 이어간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앞으로 수비 부분을 더 보완하고 싶다”는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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