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하위권' 엘롯기, 5위 도전 딜레마

입력 2015. 7. 30. 05: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5위 한화와 3.5게임 이상 벌어진 7~9위
‘순위싸움 승부수냐, 리빌딩이냐’ 갈림길

프로야구 현장에선 ‘3경기차를 줄이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 번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권에서 다소 멀어진 하위권 팀들에 기회는 있을까.

10개 구단 체제에서 포스트시즌 제도 변화의 핵심은 바로 와일드카드 도입이다. 8개 구단 체제 때 절반인 4개 팀이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5위까지 가을잔치에 초대하기로 했다. 5위는 무승부 한 번만 해도 떨어지는 와일드카드 경기지만, 많은 팀이 이 티켓에 혈안이 돼있다.

현재 5위 싸움은 5~6위인 한화와 SK의 맞대결 구도다. ‘4강’과는 격차가 있는 데다, 두 팀 모두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7~9위 KIA, 롯데, LG와 거리는 다소 벌려 놓은 상태다.

‘하부리그’처럼 떨어진 세 팀이 반등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9일까지 5위 한화와 7위 KIA의 격차는 3.5게임이다. 3경기차를 좁히는 데 한 달이 걸린다는 일반적 시각에 대입하면, KIA는 상승세를 탈 경우 8월말에나 5위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성적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하위팀들은 고민에 빠진다. 내년 또는 더 큰 미래를 기약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순위싸움을 이어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향해 승부수를 던질지 생각이 많아진다.

이맘때 흔히 듣는 얘기가 ‘리빌딩’이다. 그러나 떨어진 순위 탓에 그저 젊은 선수만 기용하는 것은 허울뿐인 리빌딩이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또 구단과 현장의 생각이 다를 가능성도 있다. 당장 성적을 내야 ‘목숨’을 연명할 수 있는 감독들은 끝까지 성적에 매달린다. 반면 구단은 하루 빨리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온다. 이렇게 ‘동상이몽’을 하는 팀이 벌써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최근 ‘승부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승부를 건다는 건 참 애매한 문제다. 승부수를 던진다면서 선발을 빨리 바꾸고, 부담이 커진 불펜투수들을 연투까지 시키면 데미지가 클 수밖에 없다. 우승이 걸린 것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이듬해 후유증이 온다”고 답했다.

양 감독의 말에 정답이 있다. 얇은 선수층에 무리를 해가면서 순위싸움에 매달렸다가는 다음 시즌, 아니 더 긴 시간을 고전할 수도 있다. 이제 8월초면 팀당 100경기를 돌파하게 된다. 과연 가을야구 막차 티켓에서 멀어지는 팀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