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왕자의 난] 너무나 다른 한 살 터울 친형제.. 신동주 부회장 vs 신동빈 회장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60) 한국 롯데그룹 회장. 이들은 한 살 터울의 친형제이지만 성격이 매우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형제의 어머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다. 신 총괄회장은 두 아들 모두에게 혹독한 경영수업을 시켰다. 롯데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평사원으로 출발하게 했다. 실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겸손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아버지의 배려였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靑山學院大) 경영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8년 미쓰비시상사에 평사원으로 들어가 10년을 근무했다. 87년 일본 롯데상사 미국지사장으로 입사한 후 2009년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취임했다.
차남 신동빈 회장도 형처럼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를 나온 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가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81년 일본 노무라증권에 들어갔고 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했다. 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한국롯데와 첫 인연을 맺는다.
이처럼 비슷한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이들 형제의 성격은 상반된다는 평이다. 부친의 외모를 빼닮은 장남은 차분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반면 차남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과감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의 적극적인 성격은 사업 수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에는 ‘KT렌탈’ 인수로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고 1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더 뉴욕 팰리스호텔까지 사들였다. 올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사상 최고인 7조5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장남이 지휘했던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는 2013년 기준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절반도 안 되는 37개에 불과하다. 매출도 5조7000억원에 머물렀다. 일본 롯데그룹이 한국 롯데보다 일찍 출범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셈이다.
신 총괄회장이 차남에게 사실상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을 맡기려 한 것도 이 같은 상반된 경영성적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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