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성 결혼금지법?' 일본 너무한 혐한 보도.. 한중일 삼국지

김상기 기자 2015. 7.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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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편은 이슬람권 국가들처럼 남존여비 사상에 사로잡혀 있어서 외국인 아내를 학대하며 이로 인해 필리핀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한국인 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는 식의 엉터리 혐한 보도가 일본에서 나왔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한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30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논란이 된 기사는 일본매체 ‘비즈니스저널’이 28일 전송한 것입니다. 제목은 ‘한국 남자의 황당한 남존여비! 아내 학대·살인 빈발로 국제 문제화. 며느리 부족 심각’으로 돼있는데요. 기사는 일본의 유명 포털사이트인 ‘인포시크’에도 전송됐습니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기사는 한국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매체는 세계적으로 한국 남성에 대한 악평이 자자하며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외국인 아내들이 학대를 받은 끝에 피살되거나 자살하는 사례가 속출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외국인 여성이 속출하자 2005년 필리핀, 2010년 캄보디아, 2012년 베트남 등과 같은 나라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고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2013년에는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같은 법안이 의회에 넘어간 상태라고도 했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외교부와 국제결혼지원업체 등에 확인해보니 전 세계 어디에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국제결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이나 중국의 경우 영리 목적의 여지가 있는 국제결혼 및 국제결혼 지원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등은 자국 여성과 외국인 배우자의 국제결혼을 중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서로 좋아서 결혼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 남성이든 아니든 말이죠.

비즈니스저널은 이 외에도 한국 남성들의 폭력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매체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공약으로 4대 사회악 근절을 내걸었는데 그 중 하나가 가정폭력” “한국은 지역과 혈연, 학교, 회사 등에서 인간관계를 중시하며 이로 인해 침범할 수 없는 불문율이 많다. 친척이나 지역 내 가훈이나 습관을 어기면 며느리는 심한 학대를 받는다” “한국에서는 ‘여자는 3일 맞지 않으면 여우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때리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등의 황당한 표현을 써가며 한국을 비하했습니다.

일본 넷우익들은 이 기사를 돌려보며 한국에 대한 혐오를 키우고 있습니다.

“또 여성지 따위가 ‘한국인 남자는 멋져’라는 기사를 쓰겠지.”

“이웃나라인데 여존남비의 일본과는 정반대구나.”

“일본도 조선인과 결혼을 영원히 금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기사를 또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놈들도 대거 생기겠지.”

“상대를 노예라고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때리는 게 바로 조선인이다.”

“한국에 시집간 바보들은 어떡해!”

우리 외교부는 이 기사에 대해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기사를 일단 확인해보고 외교부 차원에서 대응해야할지 알아보겠다는군요.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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