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지도자 '사망설' 진위여부 어떻게 확인할까

남지원 기자 입력 2015. 7. 29. 23:57 수정 2015. 7. 3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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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캐쳐블’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의 거물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적어도 세 번 죽었다. 2013년에는 아프리카 차드군이 벨모크타르를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이후에도 알제리 등지에서 연쇄테러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프랑스 방송은 벨모크타르의 사진까지 공개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다. 지난달에 또다시 벨모크타르가 미군 공습에 의해 숨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가 정말로 죽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리비아의 안사르 알샤리아가 곧장 사망설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아직 그의 죽음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의 모크타르 벨모크타르. 벨모크타르는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벌어진 대형 인질 참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벨모크타르만 여러 번 죽은 것은 아니다. 사망설은 공습과 사살작전의 표적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지도자들의 운명이다.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는 국가수립을 선포한 지 1년만에 여러 차례 “운신을 못할 정도로 다쳤다” “죽었다” 등의 소문에 시달렸다. 그러나 공습을 피해 숨어다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지도자들의 사망설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반대로 실제로 사망했지만 “살아있다”는 음모론에 시달릴 때도 있다.

이 때문에 시신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사망 사실을 확실히 하기 위해 DNA 검사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9·11 테러 이후 파키스탄에 숨어 살았던 오사마 빈라덴은 10년 동안 사망설에 시달렸다. 빈라덴이 2011년 미군 작전으로 결국 사살된 뒤, 미국은 사망을 확실히 하기 위해 시신을 아라비아에 수장하기 전에 DNA 검사를 실시했다. 2013년 초 전투 중 사망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 지휘관 압델하미드 아부 제이드의 경우, 사망설이 나온 뒤 한 달 만에야 DNA 검사를 마친 프랑스 정부가 사망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 생전의 모습.

빈라덴의 경우 작전 중 사살됐기에 시신이 확보돼 사망을 공식화하기 쉬웠지만, 공습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의 진위를 판별하기 쉽지 않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애널리스트 토비아스 보크는 “공습으로 테러리스트를 사살한 경우 물리적 검증이 어렵고 공습 전후 수집한 정보에 의존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BBC에 설명했다. 시신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망을 확인하기 위해 무장단체 스스로가 지도자의 사망과 새 후계자를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영국 군사분석기관 IHS제인 테러반란센터의 매튜 핸만은 BBC에 “이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는 무장단체의 조직력과 미디어 관리 능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보당국은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가 2년 전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그동안 오마르가 사망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극구 부인해왔으며, 오마르 명의로 된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탈레반이 오마르의 사망을 감춘 것은 1980년대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부터 이슬람 전사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그가 사라지면 조직이 흔들릴까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이 입을 다무는 바람에 전세계가 그동안 오마르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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