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천명 유로터널 '목숨 건' 난입
목숨을 건 행렬이 이틀 동안 이어졌다. 지난 28일과 29일 프랑스 칼레항 인근에서 난민 3600여명이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향하는 열차와 트럭으로 한꺼번에 뛰어들었다. 극심한 혼란 속에 1명이 숨졌다.
AFP는 “28일 자정을 지나 29일 새벽까지 1500여명이 유로터널 진입을 시도했다. 25~30세로 추정되는 수단 출신 남성이 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고 29일 전했다. 밀입국 시도는 전날에도 이뤄졌다. 28일 0시~새벽 6시 사이 2100여명이 터널 입구로 진입했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칼레항은 영국으로 이어지는 유로터널이 시작되는 곳이다. 에티오피아, 수단,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난민들은 임금이 싸더라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영국으로 가려고 애쓴다. 유로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터널을 지나는 차량이나 열차에 숨어드는 것이다. 달리는 차에 매달리기라도 하면 성공이다. 운이 좋으면 정차 중인 차량의 짐칸에 숨을 수 있다. 가디언이 만난 한 난민은 “우리는 (트럭에 실리는) 짐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시도는 끔찍한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 6월 이후에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엔 10대 소년도 있다. 유로터널은 “지난 1월부터 되돌려보낸 밀입국 시도자만 3만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28일 오후 런던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영국은 경비강화를 위해 700만파운드(약 126억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돈과 인력을 늘린다 해도 필사적으로 영국에 가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칼레 주변에는 난민 3000~5000여명이 임시정착촌에서 쪽잠을 자며 위험한 단 한 번의 기회라도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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