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계열사 74%, 여성 임원 '0'
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7곳에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신입사원의 인식도 여성들이 낮았다. ‘유리천장’에 대한 여직원들의 위기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올 1분기 말 기준 30대 그룹 계열사 284곳의 여성 임원(오너 포함)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73.9%인 210곳에서는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LS, 현대중공업, 영풍, 대림, 동국제강,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에쓰오일 등 8개 그룹은 계열사에 여성 임원이 1명도 없었다. 주요 그룹을 보면 GS(13.3%), SK(18.8%), 현대자동차(22.2%), 한화(27.3%), 롯데(29.4%), LG(43.8%), 삼성(48.0%), CJ(63.6%), 현대(80.0%) 등이었다.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은 총 195명으로 전체 여직원 25만3069명의 0.077%에 불과했다. 1298명 중 1명꼴이다. 남성 임원 비율인 74명당 1명과 비교할 때 무려 18배 차이가 났다. 직급별로는 상무가 70.6%로 가장 많았고, 전무 6.7%, 부사장 이상 7.2% 등이었다. 직군별로는 영업마케팅 59명(30.4%), 기술 39명(20.1%), 기획 36명(18.6%) 순이었다. 평균 나이는 48.4세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300개 기업의 경력 2년 이내 신입사원 51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회사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43.5%)보다 여성(30.4%)이 훨씬 낮았다. 회사가 인사관리제도를 공정하게 운영한다고 답한 비율도 남성 54.3%, 여성 47.0%로 나타났다. 여전히 조직 내에 여성 차별이 존재하며, 여성의 능력과 성과를 공정히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남성이 52.0%에 이르는 반면, 여성은 40.5%에 불과했다. 소속감을 느끼는 남성은 54.6%였지만 여성은 42.9%에 그쳤다. 직업능력개발원은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 노동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강병한·김지환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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