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25개 운영하는 멕시코 '마약왕'
멕시코 교도소를 두 번이나 탈옥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사진)이 전 세계 288개 기업에 범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미전문 매체 라틴타임스와 멕시코 일간 엘 우니베르살 등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OFAC) 보고서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은 자국 치안까지 위협하는 구스만과 그가 이끄는 마약조직 시날로아를 수년간 추적해왔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마약조직 시날로아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멕시코 기업 95개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288개 기업과 관계를 맺으며 범죄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이 중 25개 회사는 조직원들이 직접 운영했다. 시날로아와 연계된 기업들은 마약거래를 은폐하거나 돈세탁을 하는 데 동원됐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 14곳은 멕시코 정부와도 밀접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최근까지 버젓이 활동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에스탄시아 인판틸 니뇨 펠리스’는 시날로아의 2인자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의 딸 마리아 테레사 삼바다 니에블라가 조직원 4명과 함께 창업자로 등록돼 있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2007년부터 OFAC의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지만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까지도 이곳과 계약을 맺고 매년 800만페소(약 5억7000만원)를 지원했다.
구스만이 멕시코 감옥의 삼엄한 감시를 뚫고 두 번이나 탈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 고위관료들과 교도관 등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구스만의 한해 수입은 약 30억달러(약 3조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스만은 2001년 멕시코 중부 과달라하라 인근 교도소를 탈옥했다가 지난해 검거됐고,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1.5㎞ 길이의 땅굴을 뚫고 두 번째로 탈옥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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