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30여년 전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 체포
폭탄·총기로 판사부부 등 4명 살해…끈기·첨단기술 개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1980년대 초·중반 호주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의 끈질긴 수사와 첨단 기술 덕에 덜미를 잡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29일 시드니에서 5년여에 걸친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68살인 레오나르드 워릭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워릭은 지난 1980년 2월부터 1985년 7월 사이에 발생한 폭발물과 총기를 이용해 판사 부부 등 모두 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방관 출신인 워릭은 별거 중이던 아내와 어린 딸의 양육 문제를 놓고 가정법원에서 다툼을 벌이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그의 첫 희생자인 처남은 1980년 자신의 집에서 총을 맞고 숨졌고, 5주 후 가정법원 판사 데이비드 오파스가 그의 현관문 앞에서 역시 총기에 의해 사망했다.
1984년에는 오파스 판사의 부인마저 자신의 집 현관문에서 폭탄이 터져 세상을 떠났으며, 이듬해에는 워릭의 처제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가 교회 안에서 터진 폭발물에 목숨을 잃었다.
오파스 판사가 숨진 뒤 워릭 사건을 담당한 리처드 지 판사는 1984년 자신의 집에서 폭탄이 터졌으나 목숨을 건졌다.
이밖에 시드니 파라마타 가정법원에서 1980년 폭탄이 터졌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사건은 시드니에서 발생한 최악의 미제 범죄 중 하나로 꼽히다 지난 2012년 수사가 재개됐다. 수사 과정에서 사건 당시에는 없었던 첨단 기술을 이용해 증거 능력을 강화할 수 있었고 새로운 목격자들도 찾아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NSW 경찰차장인 닉 칼다스는 결과적으로 수사를 포기하지 않아 체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우리는 중요한 새로운 증거를 모을 수 있었으며, 30년 전에는 없었던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증거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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