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癌을 찾는다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보기술(IT) 등 발달로 체외진단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체외진단이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침, 소변 등을 통해 질병 진단, 예후, 치료 효과 판정 등을 하는 것을 말한다.
컨설팅그룹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은 2013년 472억달러에서 연평균 7.3% 성장해 2020년에는 718억달러 규모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관계자는 "세계 경제상황이나 산업 불황 속에서도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제약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외진단 시장 성장은 사회 고령화와 맞물려 있다. 세계적으로 노년층 인구비율은 15~20% 정도인 데 반해 이들에게 드는 의료 서비스 비용은 전체의 40~5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신속하고 정확한 체외진단이 이뤄진다면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체외진단 바이오기업 유디피아 김인수 대표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면 입원·치료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체외진단이 유일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의료 비용을 최소화하는 '헬스이코노믹'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체외진단은 면역화학, 분자, 현장진단, 임상미생물학, 자가혈당측정, 혈액, 조직, 지혈진단 등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임상면역학적·화학 분석을 통해 진단하는 면역화학 진단이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가혈당, 현장진단 시장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한 DNA와 RNA를 분석하는 분자진단 또한 연간 12%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세계 시장은 글로벌 기업인 로슈, 존슨앤드존슨, 애보트, 지멘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진단 분야, 특히 분자진단 쪽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씨젠은 국내 분자진단 대표기업이다. 분자진단에 사용되는 시약을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이 644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성장했다. 진단키트 전문기업 바이오니아도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LG생명과학은 분자진단으로 연간 100억원의 국내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분자진단은 질병 유무를 가리는 정성적 검사를 넘어서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정량적 검사까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대형 시스템 의료기기 분야에 비해 시약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동반진단'도 본격화하고 있다. 동반진단은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특정 약에 대한 환자 반응성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표적치료제 개발 때 반드시 동반진단 검사를 진행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국내는 아직 이런 가이드라인까지는 없지만 젠큐릭스 등 일부 분자진단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는 "분자진단 중에서도 동반진단은 진단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을 심어주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라며 "앞으로 동반진단까지 시장이 커지면 진정한 맞춤형 의료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수 아이센스 부사장(체외진단기업협의회장)은 "체외진단은 몸 밖에서 이뤄지는 검사이므로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걸리는 규제에 묶여 있다"며 "체외진단 시장이 발전하려면 이런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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