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손가락 해임'.. 왜?

오승주 기자 2015. 7. 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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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무시하고 롯데홀딩스 임원 손가락 해임 지시에 신동빈 회장 반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절차 무시하고 롯데홀딩스 임원 손가락 해임 지시에 신동빈 회장 반격]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절차를 무시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6명 해임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신동빈 회장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십 년간 그룹을 이끌며 임원 해임 등은 이사회를 통한 결의만 유효하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었을 신 총괄회장이 '손가락 해임'으로 신 회장의 체제만 공고히 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27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 등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롯데홀딩스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을 제외한 이사 6명 이름을 부르며 손가락으로 해임을 지시했다. 허를 찔린 신 회장은 28일 즉각 반격에 나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를 진압했다.

신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은 신 총괄회장의 전날 이사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으로 규정했다. 또 긴급이사회에서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일부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손가락 해임'을 '관례' 측면에서 해석했다. 그동안 롯데그룹 내에서 막강한 카리스마를 지녔던 신 총괄회장의 결정을 이사회에서 사후 추인하는 형식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뿐 아니라 오너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대다수 그룹에서 오너가 '나가라'고 하면 듣지 않을 수 있겠냐"며 "신 총괄회장 측에서는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이 추후 이사회에서 추인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판단은 신 회장에게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 신 회장은 절차를 문제 삼아 신 총괄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끌어 내렸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란'이 아니라 신 회장의 '쿠데타'로 이번 사태를 규정했다. 그룹에서 절대적 지위를 가진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법적 절차를 앞세워 무력화시킨 점이 '진정한 쿠데타'라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 측 등기임원 포섭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명령에 의존해 반란을 노렸다가 실패한 셈"이라고 말했다.

오승주 기자 fai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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