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처럼'..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도 소년병 캠프 운영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가담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가 여름 방학을 맞아 시아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군사훈련소를 여러 곳 운영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아파 민병대가 이른바 '소년병 캠프'를 가동하게 된 것은 지난달 9일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의 지시때문이다.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는 대변인 아흐메드 알사피를 통해 "국가적 위기를 맞이해 여름방학 동안 중·고교생과 대학생에게 무기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소년병 캠프 수십 곳에서 청소년 수백명이 시아파 민병대원에게 시가전을 훈련받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08년 제정된 미국의 소년병 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은 소년병을 모집하거나 전투에 투입하는 군대, 준군사조직에 대한 어떠한 군사·금전적 지원을 할 수 없다.
시아파 민병대가 이란과 연계돼 독립적으로 움직이긴 하지만 IS 사태 뒤 이라크 총리실 산하의 준군사조직으로 편제된 만큼 법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IS의 악행 중 자주 거론되는 부분이 소년병 훈련임을 고려하면 시아파 민병대가 아무리 IS 격퇴전의 주축이라고 할지라도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이라크 청소년은 단순히 군사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전투에 투입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시아파 민병대 측인 이 훈련이 자위의 차원이라고 해명하지만 안바르 주(州) 전투에 참전한 소년병 수십명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중동 전문매체 MEE도 이달 초 "오랜 전쟁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라크 전체가 병영화됐다"며 "학생들이 군복을 입고 다니고 심지어 여성들도 군복 무늬의 속옷을 입는 게 유행이 됐을 정도"라고 우려했다.
어린이가 총을 잡고 전쟁터에 나가는 데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은 "시아파 민병대가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뿐 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소년병을 찾고 있다"며 "이에 대한 긴급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시아파 민병대가 소년병을 모집한다면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 다른 나라들 역시 광범위한 의미에서 유엔 헌장을 위반하게 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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