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뚫고 '알뜰 투자'..PB 103명에게 물어봤습니다

2015. 7. 29. 16: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한겨레 특집] 기준금리 1.5% 시대

한국은행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내려 사상 최초의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린 지 4개월여가 지났다. 그사이 한은이 지난 6월 한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해(연 1.50%), 유례없는 초저금리 기조는 한층 더 가팔라졌다. 이젠 은행에 돈을 맡기면 2% 이자도 받기 힘들다. 평소 은행 예금으로 여윳돈을 굴리던 이들은 한숨이 나온다. 반대로 '싼 이자 맛'에 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런데 7년 가까이 '제로금리'를 유지해온 미국은 올해 안에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 금리도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당장 초저금리 시대에 어떻게 하면 한푼이라도 더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앞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한 위험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한꺼번에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중요한 건 언제 금리 인상이 시작될지와 얼마나 빠르게 금리 상승 사이클이 진행될지다.

최근 중국 상하이 증시가 급락하는 바람에 적극적인 성향의 투자자들도 고민이 깊다. 중국 증시 거품 붕괴와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가 부각되면서 중국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 그리스 부채 위기에 유럽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저금리 장기화로 돈이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경기회복 기미가 잘 안 보이고, 기업 실적이 지지부진한데다 대외변수들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금리와 불안한 대외변수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금융 소비자들의 판단 근거를 찾고자 <한겨레>는 지난 14~15일 일선 피비(PB·개인자산관리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조언을 구했다.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에스시(SC)은행·씨티은행 등 6개 은행과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엔에이치(NH)투자증권·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 피비 103명에게 금리 전망과 유망 금융투자 상품 등에 대한 의견을 두루 들었다.

■ "미국 올해 말, 한국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피비들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시기로 올해 말(54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9월(31명)과 연내(1명)라는 응답까지 더하면 전체 응답자(103명) 가운데 83.5%가 올해 안에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의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금리인상 시기"미국 올해말 예상" 가장 많아"한국은 내년 상반기" 전망 우세'내년 하반기나 그 이후' 점치기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45명)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나 그 이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응답(38명)도 3분의 1을 넘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국내 여건 탓에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따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 셈이다.

금리를 올려도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으로 1년 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얼마까지 올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1.75%라는 응답(37명)이 가장 많았고, 2%(27명)가 뒤를 이었다. 2.25%와 2.5%는 각각 3명씩에 그쳤다.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1년 안에 0.25~0.5%포인트가량 올라, 각각 2%대 초반(46명)과 3%대 중후반~4%대 초반(53명)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미국과 국내 금리 인상에 대비해 유의할 점으론 채권·신흥국투자 비중 축소, 주식 저가 매수 위한 현금 확보, 달러화 비중 확대, 빚 줄이기와 대출 금리 고정형으로 갈아타기 등이 제시됐다.

■ 지수형 ELS, 국내 중소형주·배당주펀드 유망

저금리 시대에 금융 소비자가 여윳돈을 투자할 유망한 금융상품 3개를 꼽아달라는 설문 항목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이 가장 많은 추천(58명)을 받았다. 이엘에스는 주가지수나 특정 기업의 주가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피비들은 이엘에스 중에서도 개별 종목형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수형 이엘에스를 집중 추천했다. 최근 안정성이 다소 강화된 지수형 이엘에스 상품들이 출시돼 원금 손실 위험이 낮아졌고, 정기예금의 3배 수준인 약 5~6%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유망한 금융상품지수형 주가연계증권 집중 추천개별 종목형보다 안정성 높아이어 해외·국내 주식형펀드 꼽아해외펀드는 일본·유럽 유망 응답중국펀드투자 '신중' '기회' 엇갈려

이엘에스에 이어 해외주식형펀드(49명)와 국내주식형펀드(40명)가 많은 추천을 받았고, 국내 주식·채권혼합형펀드(26명), 달러 관련 상품(10명)도 10명 이상으로부터 유망 투자 대상으로 꼽혔다.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는 중소형주펀드(48명)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배당주펀드(31명), 가치주펀드(24명), 바이오헬스케어펀드(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길주 씨티은행 도곡중앙지점 피비팀장은 "대형주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딜 것으로 판단되는데다 여전히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중소형주펀드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저금리, 저성장으로 인해 대형주 쪽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는 중소형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성환 한국투자증권 마산지점 피비는 "헬스케어 분야는 국내시장에서 남아 있는 마지막 성장산업군에 속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선 시총의 2%밖에 차지하지 않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단점이 있지만,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펀드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본·유럽펀드 집중 추천…원자재는 피해야

해외펀드 중에는 일본펀드(58명)와 유럽펀드(45명)가 유망할 것이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미국펀드는 22명, 중국펀드는 19명, 인도펀드는 7명의 추천을 받았다. 김정애 신한 피더블유엠(PWM)분당중앙센터 피비는 "일본 경제는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요한 하나은행 청담동골드클럽 피비부장은 "유럽은 그리스 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지속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예상되고, 기업의 실적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증시 급락으로 수익률이 많이 떨어진 중국펀드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현권수 하나은행 여의도골드클럽 피비센터장은 "최근 폭락 과정에서 중국 증시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됐고, 당분간은 비교적 변동폭이 큰 박스권 형태의 기간조정을 예상할 수 있다"며 "기존 투자자라면 현재의 반등국면을 이용해 비중을 줄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이대형 한국투자증권 여의도피비센터 피비는 "중국 증시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확신하는 만큼, 최근 주가 조정을 투자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변동성이 작은 펀드를 찾아 분할매수 형식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 처분해야 하거나 앞으로 투자하지 말아야 할 금융상품으로는 원자재 관련 상품(26명)과 채권 관련 상품(23명)이 집중적으로 꼽혔다. 원자재 관련 상품은 세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채권 관련 상품은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인해 채권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투자 기피 대상으로 지목됐다.

김수헌 김정필 김효진 기자 minerv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인권 조롱한 '듣보잡' 인권위원장, 그가 남긴 오물들롯데의 진짜 주인?…"광윤사를 누가 지배하는냐가 관건"자살하는 미국 명문대생들…배경엔 '잔디깎기 맘'[화보] 얼음 호텔 가봤어? '겨울왕국'이 따로 없네![화보] 태풍의 눈…우주에서 바라보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