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명물 사자 참수 '헌터'는 미국인 치과의사.."몰랐다"

최은지 인턴기자 2015. 7. 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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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갈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사자 세실. (출처: CNN유튜브) © 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인턴기자 = 짐바브웨의 명물 사자를 사냥한 후 머리를 자른 사냥꾼이 미국인 치과의사로 밝혀졌다고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황게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13살 된 숫사자 '세실'은 이달 초 사냥꾼이 쏜 화살과 총에 맞아 숨졌으며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됐다.

엠마누엘 푼디라 짐바브웨 사파리 협회 회장은 세실을 죽인 사냥꾼이 미국 미네소타에 사는 치과의사 윌터 제임스 팔머(55)라고 밝혔다.

팔머는 5만달러에 사자 사냥 면허를 발급 받은뒤 사자 사냥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 보호단체에 따르면 그는 짐바브웨 현지인 2명과 함께 차에 죽은 동물을 매달아 세실을 공원 밖으로 유인했다. 국립공원내에서는 사냥이 불법인 때문이다.

이 단체는 "팔머는 세실을 활(사냥용 석궁)로 쐈으나 당시 세실이 죽지 않자 약 40시간 동안 쫓아다닌 후에 총으로 쏴 죽였다"며 "세실은 머리가 잘린 채 피부가 벗겨져 있었으며 세실의 머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사냥꾼들은 자신이 잡은 사냥감을 자랑하기위해 머리를 따 '박제 트로피'를 만든다. 잘린 세실의 머리 소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세실의 죽음에 가담한 짐바브웨 현지 전문 사냥꾼 테오 브론코스트와 지역 유지 어니스트 은드로뷰는 경찰에 체포된 뒤 29일 법정에 선다.

짐바브웨 공원 당국은 "두 짐바브웨인은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불법 사냥이므로 법적 책임이 있다"고 28일 성명을 발표했다.

치과의사인 팔머는 사냥 동호회에서 화살을 잘 쏘기로 유명했고 실제로도 표범, 버펄로(물소), 코뿔소, 엘크 등 덩치가 큰 포유동물을 사냥하러 세계를 여행했다. 지난 2008년 위스콘신에서 흑곰을 밀렵하다가 적발된 적도 있다.

사냥후 미국에 돌아와 있던 팔머는 사건이 커지자 자신이 죽인 사자가 유명한 세실인지 몰랐다고 발뺌했다.

그는 대리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내가 한 행동에 대해 깊은 후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자를 사냥하는 것은 합법적인 행동이었다. 이 사자가 연구 중인 동물인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황게공원의 '라이언킹'인 세실은 동물 생태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GPS를 달고 있었다.

네티즌들은 세실의 죽음을 애도하며 동시에 팔머의 행동에 대해 공분하고 있다.

세실의 죽음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진정서인 해시태그 세실사자(#CecilTheLion)가 달린 트위터는 10만을 넘었다. 팔머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팔머가 일하는 병원 사이트는 네티즌들의 포화에 못 이겨 문을 닫은 상태다.

코미디언 리키 저베이스는 "그것은(세실은) 식량이 아니었다. 사냥 연습을 위한 빈 깡통도 아니었다. 세실의 죽음을 두려워해야만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였다.

미국 사이트 옐프의 한 이용자는 "당신은 가장 형편없는 사람이다"고 팔머를 비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일부 국가는 외화벌이의 일환으로 일정기간, 동물 종류별 사냥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내에서는 엄연히 불법이다.

푼디라 회장은 "세실은 매력적인 검은색 갈기로 관광객 사이에서 최고 인기 사자였다. 관광객들은 세실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궁금해했다"고 세실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사자 무리의 특성상 수컷 사자가 죽으면 죽은 사자 자식들은 서열 싸움에 의해 다른 수컷에게 죽임을 당한다. 세실 역시 6마리의 자식이 있는 아버지 사자였다.

dmswl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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