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IS보다 미운 쿠르드?..터키 태도 돌변

정규진 기자 입력 2015. 7. 29. 12:45 수정 2015. 7. 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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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터키의 F-16 전투기가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터키는 또 국제동맹군이 자국 내 공군기지를 사용하도록 허가했습니다.

그동안 IS 격퇴 전을 남의 일처럼 보던 터키의 태도가 돌변한 겁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터키 총리 : 터키 공군이 터키에 잠재적 위협을 안긴 IS의 근거지를 100% 파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터키의 군사행동은 IS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반군으로 여기는 쿠르드노동자당의 이라크 북부 근거지도 폭격했습니다.

공습 횟수가 IS보다 배나 많았습니다.

터키 인구의 5분의 1이나 차지하는 쿠르드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주요 도시마다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터키 정부가 IS 격퇴를 빌미로 눈엣가시 같은 쿠르드를 공격한다고 비난합니다.

[쿠르드계 반정부 시위자 : 터키에서 쿠르드의 정체성과 언어·문화가 인정받길 원합니다.]

갈등은 지난 20일 터키 남부 수루치에서 비롯됐습니다.

시리아 쿠르드족을 돕기 위한 행사장에 IS의 자폭테러가 벌어졌습니다.

3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는데 희생자 대부분이 쿠르드계입니다.

[엠르에 젠스/수루치 폭탄테러 생존자 : 불덩이처럼 뜨거운 걸 느꼈고 다음에 고요했어요.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말 알 수 없었어요.]

쿠르드 반군은 터키 정부가 줄곧 쿠르드를 겨냥한 IS의 테러를 방조했다며 터키 군경을 공격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즉각 IS 조직원뿐 아니라 쿠르드 반군 대원 1천여 명을 검거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쿠르드 반군에 대한 공습에 나선 겁니다.

양측이 30년간 피를 흘린 끝에 맺었던 휴전은 2년 만에 휴짓조각이 됐습니다.

[멜브루트 카브소글루/터키 외무장관 : 쿠르드 반군과 IS가 무엇이 다릅니까? 쿠르드족이 IS와 왜 싸웁니까? 시리아의 존엄과 평화를 위해서일까요? 아닙니다. 시리아의 땅을 차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터키는 그동안 IS를 쿠르드족의 견제용으로 활용했지만, 직접 IS 공습에 나서면서 쿠르드족도 그냥 놔둘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국제사회는 터키가 IS 격퇴에 동참하는 걸 반기면서도 IS의 천적인 쿠르드족을 적으로 돌린 데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터키가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IS 격퇴 전선은 한층 넓어지고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습니다.정규진 기자 socc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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