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피도 눈물도 없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

CBS 박재홍의 뉴스쇼 입력 2015. 7. 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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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의 아들들이 왕위계승권을 둘러싸고 벌인 골육상쟁, 그러면 왕자의 난이 아마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지금 롯데그룹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피도 눈물도 없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저도 어제 기사를 봤는데 진짜 왕자의 난, 드라마 같은 내용이었어요.

◆ 김성완> 맞습니다. 언론의 기사들과 오늘 아침 조간들을 제가 쭉 봤는데요. 장남의 난, 쿠데타, 강제퇴진, 일일천하.. 이런 조선왕조실록에나 등장할 법한 용어들이 나오더라고요. 조선시대 왕자의 난은 아마 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태조 이성계가 8명의 아들 중에 막내인 방석을 왕세자로 책봉하면서 시작이 됐고요. 1, 2차 왕자의 난을 겪으면서 5남인 방원이 권력을 잡아서 그 방원이 바로 태종이 된 건데요. 롯데그룹 상황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1차 왕자의 난은 지난 1월에 일어났는데요. 롯데그룹은 일본과 한국에 각각 회사를 두고 있잖아요. 그런데 한국에 있는 회사를 총괄하고 있는 차남인 한국롯데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 부회장인 형 신동주 부회장을 물러나게 한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서 이번에는 형이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습니다. 잠시 권력으로 잡은 듯하더니 하루 만에 또 동생이 난을 진압하는 그런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 박재홍> 정말 역사책에나 등장할 법한 그런 얘기들인데. 이런 왕자의 난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벌어진 거잖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이게 일본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알려지게 된 사실인데요.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엊그제였는데요.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93세인 고령의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동하고 일본롯데에 나타났습니다. 롯데 홀딩스가 지주회사격이거든요, 롯데그룹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해서 친족 5명이 난에 합세를 했다고 하는데요. 신격호 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서 롯데 홀딩스 이사 6명을 전격적으로 해임했습니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인 어제, 해임된 신동빈 회장이 나머지 이사들과 긴급 이사회를 열어서 어제 연 이사회는 그건 불법적인 것이다, 이사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해임했습니다. 이로써 일본에서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분류됐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회사를 창업한 지 67년 만에 아들의 손에 강제퇴진 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되면 롯데그룹 후계구도가 정리가 된 건가요?

◆ 김성완> 정리가 된 것처럼 보이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3차, 4차의 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요. 왕자의 난이 벌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뭡니까? 왕이 후계구도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거잖아요, 사실.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롯데그룹도 비슷합니다. 장남과 차남의 롯데그룹 지분이 거의 똑같습니다, 지금도.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도쿄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회사인 광윤사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요. 그 광윤사에서 일본 롯데 홀딩스, 호텔롯데, 나머지 롯데 계열사 이렇게 연결되는 그런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윤사 지분이 비상장된 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씩 나눠가졌느냐 이걸 알기는 좀 어려운데. 알려진 바로는 형제가 한 29%씩 갖고 있다, 이렇게 지금 알려져 있고요. 롯데 홀딩스도 20% 내외씩 갖고 있고. 롯데의 핵심 계열사라고 하는 롯데쇼핑이 있잖아요. 그 지분은 두 형제를 지분 차이가 0.01% 포인트에 불과합니다. 거의 지분이 똑같기 때문에 누가 우호지분을 얼마큼 조금만 더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다시 3차 왕자의 난을 일으킬 개연성이 충분한 거죠. 문제는 고령의 신격호 회장의 태도인데요. 아무래도 창업주이기 때문에 창업주의 어떤 말이라든가 입김이 굉장히 많이 작용할 수밖에 없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런데 1차 왕자의 난 때는 사실 왕자의 난이라고 보기에도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차남의 손을 그냥 신격호 회장이 들어준 거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장남의 편을 좀 들었잖아요. 그래서 지금 재계쪽에서는 혹시 와병 중에 있는 거 아니냐, 병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재벌그룹의 경영 다툼은 한두 번이 아니었지 않습니까? 많은 사례가 있었고. 이게 이제 잘못되면 형제간에도 막 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 김성완> 결과적으로 안 보게 되는데요. 그 전부터 안 봤을지도, 제가 재벌 친인척이 아니라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요. 아무래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형제끼리라도 조금 더 가까우면 맛있는 반찬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게 그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재벌가는 혈족 관계가 굉장히 복잡합니다. 롯데만 해도 남자 형제 둘과 누나, 동생이 여동생인데요. 서로 어머니가 다릅니다. 어머니가 3명인데요. 신격호 회장이 도일 전에 결혼했던 한국 여성 사이에서 장녀가 태어났고. 일본에서 만난 일본인과 결혼을 해서 두 아들이 태어났고. 막내 딸은 미스롯데 출신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집안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그 관계 내에서 서로간의 다툼의 소지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이제 이런 추측을 하는 건데요. 왕자의 난으로 유명했던 현대가도 사실 비슷하잖아요. 형제관계가 굉장히 복잡합니다. 이런 걸 보면 막장 드라마가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지만 피보다 진한 건 돈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데요. 아무리 우애가 좋아도 돈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금호그룹 형제의 난을 보면 아는데요. 금호그룹 일가는 형제경영의 모범사례로 꼽혔는데, 우애가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회사가 어려워지고 대우그룹 인수를 두고 형제사이가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서로 비방전을 벌이고 추악한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었습니다. 두산그룹도 비슷했습니다. 윤리적 전통이 있는 집안이라고 자랑도 하고 그랬었는데 형과 동생이 서로 비자금을 폭로하는 그런 일도 벌어지기도 했었고요. 삼성그룹도 사실 좀 비슷하지 않았습니까? 서로 상속재산을 두고.

◇ 박재홍>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회장이.

◆ 김성완> 서로 소송전까지 가다가 결국에는 마무리되기는 했는데요. 후계구도를 둘러싼 재벌그룹 다툼. 사실 우리하고는 관계없는 아주 먼 얘기 같지만 또 거꾸로 얘기하면 그 기업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처지도 생각해 보면 씁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어요.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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