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친구만 8천명'·'비행청소년 큰형'..별난 학교경찰들
경찰청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 5명 선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경북 안동경찰서 이용휘 경사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가 무려 8천여명에 달한다. 대부분 안동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인 이 경사는 학생들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기 위해 SNS로 많은 학생들과 '친구'를 맺었다.
SNS는 학생들과 수시로 대화를 하는데 쓰이지만, 가끔은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올해 4월 욕설, 비방 등의 글을 대신 올려주는 이른바 '익명 저격 쪽지대행' 카카오스토리에 관한 제보를 받은 이 경사는 SNS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저격글'에 댓글을 단 사람 100여명에게 일일이 쪽지를 보냈다. 그 결과 저격 쪽지대행과 비슷한 계정을 운영하는 학생 10명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과 한명 한명 면담을 해 해당 계정을 폐쇄케 했다.
5월에는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오토바이 폭주족 사건이 발생했다. 이 경사는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렸고, 학생들로부터 제보가 쏟아졌다. 덕분에 사고 발생 12시간만에 10대 무면허 운전자 5명 전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 경사는 "밤낮 가리지 않고 울리는 SNS 알람 소리에 힘들 때도 있지만, 많은 학생들과의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원 태백경찰서 김정식 경사는 이른바 '폭력서클' 고등학생들에게 '큰형'과 같은 존재다.
이들을 집중적으로 돌보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해체된 폭력서클의 학생들을 선도하기 위해 일대일 면담을 한 것이 계기였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설 명절 선물을 들고 그들의 집을 찾아갔다. 난방비가 없으면 연탄을 사서 배달하기도 했다.
김 경사와 함께 목욕탕에 가고 극기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학생들은 점차 자신의 진로를 상담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김 경사는 이들에게 자격증을 따도록 설득했다. 밤이면 간식을 사서 이들이 공부하는 도서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 결과 자격증 시험에 도전한 16명 모두 자격증을 따는데 성공했다.
이들 중 4명은 거제도 조선소 등에 취업해 김 경사의 집에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김 경사는 "범죄나 비행을 저지른 학생이라도 가까이 다가가 얘기해보면 의외로 순수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바른길을 가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29일 이, 김 경사처럼 학교폭력 예방 공적이 뛰어난 학교전담경찰관 5명을 올해 상반기 '베스트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경찰청장 표창과 포상휴가 2일 등이 주어졌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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