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 김성근 감독 향한 마음의 빚과 속죄

입력 2015. 7. 29. 06:00 수정 2015. 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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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한화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화 투수 송은범(31)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다. 원소속구단 KIA와 우선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시장에 나왔지만 찾는 구단이 없었다. 그때 SK 시절 인연을 맺은 스승 김성근 감독의 한화가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결국 한화와 4년 총액 3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김성근 감독과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았다.

스프링캠프 때 만난 송은범은 그 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저를 중요하게 생각하신 듯하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한화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KIA에 남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영입에 대해 반대 의견이 강했지만 김성근 감독이 강력하게 요청하며 한화행이 이뤄진 것을 송은범도 잘 알고 있었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했다. 그러나 당시 송은범은 걱정이 한가득했다.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그 시점, 그는 "솔직히 시간이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 스스로도 봐도 다듬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시간이 부족한 게 너무 아쉽다"며 송은범의 완성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화 마운드 사정상 송은범을 놀리게 할 수 없었다. 그대로 시즌에 들어갔지만 선발과 구원, 어느 쪽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두 번이나 2군에 내려가며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 김 감독은 "자기 볼을 던지지 못한다. 투쟁심이 없다. 마운드에서 싸우려는 의지가 안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6월7일부터 7월8일까지 한 달간 2군에서 재조정 시간을 거쳤다. 김 감독은 "송은범이 2군에서 100~120개씩 공을 꾸준하게 던졌다. 원래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 SK 시절에는 300~400개씩 던진 적도 있다. 성격이 그렇다.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한다"고 했다. 송은범 스스로도 부활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52일만의 선발등판이 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역투로 한화의 10-2 완승을 이끌었다. 쉐인 유먼의 방출과 안영명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상황, 돌아온 송은범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것이다. 송은범 개인적으로는 한화 이적 첫 선발승으로 443일 만이었다.

경기 후 송은범은 "진작 했어야 할 선발승인데 너무 오래 걸렸다. 더 잘했어야 하는데 감독님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죄송한 마음부터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2군에서 충분한 조정 시간을 거치며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이제부터라도 마음의 빚을 털어내고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때다. /waw@osen.co.kr<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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