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長男의 난' 실패.. 신격호 회장 일선 퇴진

정성진 기자 2015. 7. 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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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前부회장, 아버지 앞세워 동생 해임 시도하다 역공 당해 롯데 "신동빈 회장이 韓日 대표"
한밤 한국 들어오는 신격호 회장, 기자들 질문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오후 10시쯤 빨간색 담요를 무릎에 덮고 휠체어에 탄 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루 전인 27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신 총괄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전원을 해임할 것을 명령했지만, 오히려 다음 날인 이날 오전 자신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됐다. /남강호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이자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93)을 앞세워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을 꾀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시도는 수포(水泡)가 됐다. 오히려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공동대표에서 물러나고 신동빈 회장 체제가 더 굳어졌다.

롯데그룹은 28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들이 고령(高齡)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모시고 가 일방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28일 오전 정식 이사회를 열어 일본 롯데홀딩스 기존 임원들에 대한 지위를 재확인한 뒤 신 총괄회장의 대표 자격을 떼고 이사직만 유지하면서 명예회장으로 퇴진토록 하는 강수(强手)를 뒀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 대표 자리만 물러나고 한국에서는 총괄회장직을 유지하며 지금처럼 모든 보고를 받는다"며 "동시에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를 대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그룹 경영과 무관한 분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혼자서 거동하기 힘들고 90대 중반에 가까운 신 총괄회장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용'했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이사회를 이미 장악했으며 지분 구조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신동빈 회장의 완승(完勝)"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후계 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頂點)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나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 지분 구조를 보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가운데 어느 한 쪽이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지 않은 탓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반격을 가할 여지가 일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28일 밤 10시쯤 큰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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