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금 그렇게 쓰지마" 시민 반대에.. 美 보스턴, 2024년 올림픽 유치 포기

김민정 기자 2015. 7. 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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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예산 8조6000억원, 보스턴市 1년 예산의 3배

"납세자들에게 더 이상 위험 부담을 떠안으라고 할 수 없습니다. 2024년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겠습니다."

27일(현지 시각) 마티 월시 미국 보스턴 시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없는 미국은 2024년 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 보스턴은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등 유수 도시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미국 내 공식 유치 후보 도시에 선정됐다. 그러나 올림픽 인프라 건설 비용을 혈세로 충당하는 것에 대한 범시민적 비난 여론에 부딪혔고 결국 6개월 만에 올림픽 개최의 뜻을 접었다.

보스턴시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시민들에게 공개했던 올림픽 예산은 총 74억달러(약 8조6000억원)였다. 이는 보스턴시 1년 예산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시는 "보스턴에 있는 대학들의 경기장을 활용해 예산을 절감하고 나머지 비용은 기업 스폰서와 광고 수익 등으로 충당하겠다"며 "혈세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후 보스턴시의 130억달러 규모 도시 인프라 건설안에 올림픽 관련 교통시설 확충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세금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당초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던 하버드대도 여론이 나빠지자 협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월시 시장은 기자회견 후 "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그러나 우리 시 재정을 담보 잡을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올림픽위원회는 후보 도시를 새로 선정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지지도가 높은 도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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