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실질적 지주사 '광윤사' 잡아야 롯데 원톱

이소아 2015. 7. 29.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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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100% 장담 못하는 지분 구도
28일 일본롯데홀딩스는 이날 열린 이사회 결정에 따라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 대표이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바뀔 예정이라는 인사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사진 롯데홀딩스 홈페이지]

롯데가 형제간의 ‘왕권 다툼’은 일단 신동빈(60) 회장이 형인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주도한 ‘쿠데타’를 진압하는 모양새로 봉합됐다. 그러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그룹의 지분이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한·일 계열사로 흩어져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탓에 100% 후계를 장담키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선 승계 작업을 완전히 마무리하기 위해 일본 롯데의 실질적인 경영권이 필요하다. 그 정점에 ‘광윤사(光潤社) 지분 확보’란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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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윤사는 규모만 보면 포장재를 만드는 작은 일본 회사다. 그러나 광윤사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 즉 실질적인 지주사다. 광윤사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도 5.45%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 3%를 보유 중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광윤사의 대표이사이고, 형제가 똑같이 29%씩 지분을 갖고 있다. 결국 광윤사의 지분을 누가 어떤 경로로 추가로 확보하느냐가 한·일 롯데의 원톱을 차지하는 핵심 관건인 셈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27∼28일 사태로 인해 우리사주 지분 12%를 신동빈 회장이 넘겨받기로 했다.

 한국 롯데 측은 “일본에서 광윤사 지분이 신동빈 회장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합의에 의해 명예회장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신동빈 회장이 퇴임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후폭풍이 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당장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한 차남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주요 지분을 장남에게 몰아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의 승계 작업은 광윤사와 일본 L투자회사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심중이 막판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L투자회사(11개)는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가지고 있으며 롯데알미늄과 롯데리아, 롯데푸드 등 기타 계열사의 주주 명단에도 올라 있어 이 회사의 지분 향배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후계 경쟁에서 형을 이긴 건 맞지만 현실적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법인들의 지분을 어떻게 증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분 경쟁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과 신영자(73)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보유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합쳐 주고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신동빈 회장을 퇴진시키는 ‘제2의 쿠데타’ 가능성도 그래서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이 이번 형제간 불협화음 국면에서 ‘캐스팅 보트’로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형제간에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 이사장의 지분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을 매우 아껴 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알려져 있다. 신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씨도 지난 4월 호텔롯데의 해외사업 개발담당 상무로 일하고 있다. 비록 ‘신동주-신영자’ 연합이 당장 신동빈 원톱 체제를 위협할 가능성은 낮다고 해도 신 이사장의 의중이 그룹에서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0.74%)·롯데제과(2.52%)·롯데칠성음료(1.3%)·롯데닷컴(2.66%)·롯데푸드(1.09%)·롯데정보통신(3.51%)·롯데건설(0.14%)·롯데알미늄(0.12%)·롯데카드(0.17%)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고 있다. 그 자체로는 큰 규모가 아닐지라도 다른 주주의 지분과 합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 전 부회장 지분 3.95%에 신 이사장의 지분 2.52%을 더하면 6.47%로 신동빈 회장(5.34%)을 넘어선다. 신 이사장이 이끄는 롯데삼동복지재단도 롯데제과(8.69%)·롯데칠성음료(6.28%)·롯데푸드(4.1%) 등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롯데 오너가 중 유일하게 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 지분 6.24%를 갖고 있다. 아직까지 신 이사장이 형제간 지분 경쟁에 전면적으로 나설 움직임은 없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 이사장은 절대적으로 아버지의 편이라 뜻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승계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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