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의 반란' 무위로..롯데 '형제의 난' 끝인가, 시작인가?

2015. 7. 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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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형제의 난' 휩싸인 롯데그룹

신격호 퇴진·신동빈체제 가속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인 차남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더욱 확실해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미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진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올해 93살로 고령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가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진압당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형제간 싸움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와 롯데그룹의 설명을 종합하면,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은 2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으로 데리고 갔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장남이고, 신영자 이사장은 장녀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자신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에 찾아가 자신을 제외한 이사 6명을 불러 직원들에게 해임을 지시했다. 6명의 이사에는 지난 15일 대표이사로 선임된 차남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됐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아버지 앞세워 동생 승계구도 흔들기신동빈 반격…아버지 대표 해임시켜

신격호 총괄회장이 갑작스럽게 일본에 나타나 불과 2주 전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된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지시하도록 한 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한 일로 보인다. 후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신 전 부회장이 회심의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롯데 부회장 자리에서 해임된 데 이어,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돼, 한국뿐 아니라 일본 롯데 경영권 승계에서도 사실상 완전히 밀려나 있었다.

롯데 "신격호 회장 법적지위 무단이용 재발 않도록 조처"

신동빈 대표 해임은 무산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들은 28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전날 신격호 총괄회장의 결정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기존 임원들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신동빈 회장은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롯데홀딩스가 앞으로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고쳐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언론에 보낸 '일본 롯데홀딩스 관련 참고자료'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이 대표이사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라고 이사회 결정 내용을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통합경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한국롯데에서의 지위는 변화가 없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계속해서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 현안을 챙겨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장남의 반란'은 일단 진압된 모양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개운치 않아 보인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접수한 것이 '아버지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번에 장남의 편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형제간 경영권 승계 경쟁이 아직 마무리된 게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 보유 지분의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아 누구도 경영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지분은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일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까닭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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