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형제의 난]신동주·동빈 형제갈등, 2013년부터?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롯데그룹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롯데 계열사 세 곳에서 해임안이 전격 결정됐다. 지난 1월에는 일본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됐다.
동생인 신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지배 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16일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맡아온 일본 롯데 그룹까지 동생에게 모두 빼앗긴 셈이다. 동생이 앞서 회장 자리에 오른 2011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그룹 후계자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재계는 2013년 10월부터 형제 간 갈등의 징후가 감지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호텔롯데의 지분 구도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주식 8.83%, 롯데칠성 5.93%, 롯데제과 3.21%, 롯데리아 18.77%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해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격으로 꼽힌다.
또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업계는 일본 롯데가 국내 롯데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3년 10월 호텔롯데는 롯데부여리조트와 롯데제주리조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롯데홀딩스와 일본 투자회사 등이 100%를 보유하고 있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해석됐다.
호텔롯데는 합병 과정에서 합병신주를 발행했는데, 한국롯데 계열사들이 배정받게 됐다. 롯데부여리조트와 롯데제주리조트의 기존 주주들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였던 까닭이다.
일본롯데가 100% 지배하던 호텔롯데 주주명부에 ▲호텔롯데(0.17%) ▲롯데칠성음료(0.08%) ▲롯데제과(0.08%) ▲롯데쇼핑(0.15%) ▲롯데상사(0.07%) ▲롯데건설(0.15%) ▲대홍기획(0.01%) ▲부산롯데호텔(0.55%) 등의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올랐다.
1.23%로 미미하지만 처음 한국 자본이 호텔롯데에 유입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에 대한 영향력도 축소되는 계기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형제 간 후계 구도가 변화된 계기이자 형제 간 갈등 시초로 볼 수 있다"며 "큰 폭의 변화는 아니더라도 호텔롯데의 주주 변화는 지배구조와 그룹 소유구조 변화를 의미하고 있다"고 밝혔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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