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초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등교거부 나선 사연은?

입력 2015. 7. 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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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수지구 상현초등학교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지난 24일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에는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초등학교의 한 학부모 김 모씨(가칭)가 쓴 이 글에는 상현초 학생들이 등교거부에 나선 사연이 담겨 있다. 28일 현재 3800여명이 서명에 참가했을 정도로 해당 게시물은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먼저 김씨는 “상현초등학교가 위치한 곳은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학교로, 학교까지는 왕복 이차선 도로와 작은 인도로 이뤄져 있으며 학교 바로 앞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이동할 만큼 폭이 좁은 도로”라며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은 유일하게 그 길 뿐이고 상현초등학교 바로 앞에는 유치원도 있다”고 상현초 주변 도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일 1000여명의 학생들이 등하교할 때는 지금도 위험한 상황이기에 녹색어머니회나 일반 주민들이 아이들의 등교를 돕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끔 사고가 일어난다”며 “그런데 상현초등학교 바로 앞에 500여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겠다고 하며 아이들의 통학도로로 25톤의 덤프트럭들이 다니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아파트 공사를 하겠다던 A건설사의 공사 승인 요청은 도로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매번 반려되곤 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용인시는 A건설사에 ‘상현초등학교 뒤에 공사용 우회도로를 건설한다’는 전제 하에 공사 승인을 냈으나 나중에는 이 전제 조건이 삭제된 채 변경 승인을 했다.


김씨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통학로가 공사도로가 되어 버린 채 공사가 들어갈 상황”이라며 “우회도로 건설이라는 조건을 붙여 승인을 냈던 시 측이 어째서 우회도로 건설이 취소됐음에도 공사승인을 강행하려 하는지 저희는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저희는 A건설사의 사유재산권 행사를 방해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아이들 통학로가 공사용 도로가 되면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것”이라며 “저희는 이웃 아파트 건설시 집으로 하교하던 학생의 억울한 죽음을 봤다. 또 작년에는 통학로로 진입하는 바로 그 어귀에서 공사용 차량과 일반 승용차의 추돌사고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우리는 그동안 안전 불감증으로 수없이 많은 어린 생명들을 잃었다. 온 국민을 가슴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건, 유치원 통학버스에 치여 죽은 아이들.. 그 모든 사건들은 부모의 가슴에 한을 남겼고 온 국민에게 비통함을 안겼지만, 아직도 안전 불감증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제발 저희 아이들을,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용인시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2월 기각돼 법적 절차에 따라 A건설사가 착공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현재 시는 사업주체, 학부모들과 함께 기존 도로를 이용한 통학 안전 대책을 논의 중이다. 아파트 공사와 연관지어 별도의 도로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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