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결국 경영권 놓고 신동주·동빈 '형제싸움'

입력 2015. 7. 28. 15:50 수정 2015. 7. 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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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롯데그룹 내부에서 신격호(94) 그룹 창업자이자 총괄회장 이후 후계 구도를 놓고 신동주(61), 신동빈(60) 두 아들 간의 경영권 분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27~28일 일본에서 시도된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전'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뚜렷한 '의중'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데다 두 아들의 보유 지분도 비슷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경영권 분쟁의 불이 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 차남 신동빈 한·일 롯데 장악 후 불과 10일여만에 신동주 반격

지난 15일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지회사격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때까지만해도 후계 경쟁은 신동빈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일찌감치 일본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에서 해임된데 이어 올해 1월 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일본 롯데그룹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 때문에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일말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었지만 결국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차지하면서 누가봐도 신동빈 회장의 후계자 '낙점'이 확실한 상황이었다.

신 회장 역시 롯데홀딩스 대표 선임 직후 "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한편,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며 자신의 경영권 승계가 신격호 회장의 뜻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27~28일 예상하지 못한 일련의 사건으로 롯데의 후계구도와 경영권은 '오리무중' 상태로 접어들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보도와 롯데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27일 오전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등 5명의 친족들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령으로 거동과 말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은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차남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신동빈 회장 등 해임된 이사 6명은 이같은 결정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아 불법적"이라며 28일 정식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 해임했다.

간단히 말하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 신동빈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에서 쫓아냈자, 바로 다음날 곧바로 반격에 나선 신동빈 회장이 공식 절차를 거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뺏은 셈이다.

◇ 동주·동빈 지분 비슷…결국 신격호 회장 지분 승계 따라 갈릴 듯

이처럼 부자(父子)간의 '해임'까지 난무하는 혼란 속에서, 가장 궁금한 대목은 신격호 회장의 '후계자 의중'이 실제로 두 아들 중 누구에게 있느냐는 점이다.

작년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잇단 해임과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인지, 아니면 27일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한 것이 신격호 회장의 진심인지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 롯데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이기 때문에, 이번 일본행이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등이 전적으로 총괄회장 본인의 의지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배후 조종설'을 암시했다.

일단 이번 신격호 총괄회장의 전격 해임에 따라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 구조 측면에서는 신동빈 '원톱 체제'가 오히려 더 굳어졌다.

하지만 주식 지분을 바탕으로 한 '경영권'을 따져보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 두 친형제 사이의 '차이'나 '국적 경계'는 여전히 크지 않아 언제라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光潤社)라는 기업으로,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19.1%,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이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총괄회장이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가진 만큼, 그의 선택에 따라 여전히 롯데그룹 후계 구도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동주, 동빈 두 형제가 각각 주식을 20% 안팎의 비슷한 비율로 갖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28% 정도로 두 아들보다 높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형제는 롯데홀딩스를 통해 호텔롯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은 전혀 없다.

한국 롯데의 다른 주요 계열사에서도 두 형제의 지분 격차는 큰 편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 롯데쇼핑을 보면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46%,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3.45%로 불과 0.0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밖에 올해 초 기준 공시에 드러난 두 형제의 지분율은 ▲ 롯데제과 신동빈 5.34%-신동주 3.92% ▲ 롯데칠성 신동빈 5.71%-신동주 2.83% ▲ 롯데푸드 신동빈 1.96%-신동주 1.96% ▲ 롯데상사 신동빈 8.4%-신동주 8.03% ▲ 롯데건설 신동빈 0.59%-신동주 0.37% 등이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과 첫째 부인 사이의 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제과 등 1∼2% 지분), 셋째 부인 슬하의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롯데쇼핑·롯데삼강·코리아세븐 등 1% 안팎 지분) 등도 일정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들과 손잡고 신동빈 회장에 맞서 지분 경쟁에 나설 경우, 롯데그룹은 언제라도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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