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표의 왈왈왈] 중국 증시 어디로 가나

홍인표 전 경향신문 중국전문기자·국제에디터 입력 2015. 7. 28. 11:26 수정 2015. 8. 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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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7일 상하이 주가지수는 하루만에 8.5% 폭락했다. 2007년 2월 이후 8년 5개월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앞서 상하이 주가지수는 6월26일 폭락 사태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7.4% 내렸다. 지난 2주 동안 안정세를 보이다가 다시 폭락한 것이다. 그럼 왜 중국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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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폭락은 중국 당국이 주가가 너무 오르자 외상으로 주식투자하는 길을 막자 급격하게 투자심리가 식으면서 투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전방위 고강도 증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일시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더욱이 중국 경제 성장률이 2분기 예상보다 높은 7.0%를 기록하자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안정세도 잠시였다. 7월 폭락은 증시 부양책의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는 풍문이 투자자 심리를 갑작스럽게 위축시키면서 일어났다. 여기에다 상반기 중국 제조업체 순이익이 지난해 6월보다 조금 줄어들었고, 중국 경제잡지 차이신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15개월만에 가장 낮았던 것이 폭락 장세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이 신통찮은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폭락장세를 부채질한 것이다. 이렇게 증시가 흔들리면 개인 투자자,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중국의 주식 투자자는 현재 9천만명. 이중에서 85%, 8천만명 정도가 개미 투자자들이다.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경우, 은행에서 돈을 빌려 돈을 투자하는 경우 주가가 폭락하면 더 이상 퇴로가 없다. 6월 폭락 당시 자살자가 속출했던 것도 더 이상 희망을 갖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30세 이하 젊은층.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주식투자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 휴대전화로도 주식투자를 할 수 있어 은행 청소부나 카페 종업원들도 손쉽게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전방위 고강도 대책을 폈는데도 이렇게 주가가 다시 폭락했다는 점이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여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지, 너무나 노골적으로 이른바 보이는 손으로 주가를 부추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중국 지도부는 증시를 활성화해야 기업들이 필요한 돈을 조달할 수 있고,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거듭될 경우 향후 중국 증시 전망처럼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주식 시장은 경제의 거울이라는 점이다. 3분기 중국 거시경제 지표가 어떤지를 살펴보는 것도 향후 증시 전망을 판단하는 데 좋은 근거가 될 것이다.

경제지표가 나쁘다면 당분간 중국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문제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다. 중국 경제가 좋지 않고,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면 우리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한국 제품의 중국 수출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지도부가 추가로 대책을 내놓을 것이며, 그것이 먹혀들 경우 안정세를 다시 찾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중국 증시가 얼마나 빨리 안정세를 되찾을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홍인표 전 경향신문 중국전문기자·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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