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 타임스 네일살롱 보도 왜곡됐다" 전직 NYT 기자 비판

노창현 2015. 7. 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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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뉴욕 타임스 기사는 왜곡이다!"

뉴욕 네일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뉴욕 타임스 기사의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기사의 주인공이 전 뉴욕 타임스 기자 출신의 베테랑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뉴욕 타임스의 유럽 및 아시아 특파원을 지낸 리차드 번스타인(71)이 25일 매거진 '뉴욕 리뷰 오브 북스(The New York Review of Books)'에 '네일살롱에 대해 뉴욕 타임스가 틀린 것(What the 'Times' Got Wrong About Nail Salons)'라는 기사에서 "사라 니어 기자의 탐사보도는 명백하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묘사로 일부 사례를 업계 전체로 확대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사의 첫 머리에서 자신을 뉴욕 타임스에서 12년 근무를 한 전직 기자이며, 중국계 아내가 맨해튼에서 두 개의 네일살롱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해 업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언론인임을 시사했다.

우선 기사의 주요 인물로 등장한 징 렌(20)이라는 갓 이민온 여성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임금을 못받았다는 사례는 뉴욕주의 3600개가 넘는 네일살롱과 수많은 종업원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엔 적절치 않고 사실과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니어 기자가 징 렌 등의 네일업소 종업원이 진술한 내용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사실 여부를 업주에게 확인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싱타오나 월드저널 등의 아시안 신문엔 일당 10달러의 네일업소 종업원을 구하는 구인광고가 넘쳐난다'는 내용과 관련, "두 신문의 220개 네일업소 구인광고를 검토해 본 결과 대부분 임금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명시된 임금도 가장 적은 일당이 70달러였고 대부분 100달러 이상이었다"며 신문광고를 증거 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는 "아내가 업소의 구인광고를 보고 일자리를 구하는 전화를 해 본 결과, 가장 적은 곳의 초임 일당이 70달러라고 들었고, 그것도 팁을 제외한 액수였다"면서 "네일살롱들은 하루 일당이 100달러가 안 되면 종업원을 구할 수도 없다. 성수기엔 기본이 150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인광고에서 발견한 사실들을 뉴욕 타임스의 에디터 여러 명에게 이메일로 알렸다"면서, "담당 에디터는 '해당 구인광고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기사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지만 우리는 그런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뉴욕 주정부가 네일살롱에 대한 단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공식 자료엔 2014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5174건의 단속이 있었고 이중 78개 네일살롱이 적절한 면허를 갖추지 못해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니어 기자가 기사를 쓰는데 결정적으로 의존한 115명의 조사원 중 스페인어 통역이 18명, 중국어가 8명, 한국어가 2명에 불과했다. 니어 기자는 네일살롱에 종사하는 수만 명의 이민 노동자들이 구사하는 언어를 전혀 모르면서 소수의 통역자들에게 전해듣는 방식으로 기사의 핵심적인 내용을 작성했다"고 꼬집었다.

번스타인은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갓 미국에 온 20세의 렌을 기사의 중요 인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서류 미비자이자 네일 초보자이기 때문에 노동을 착취당하기 쉬운 조건에 있다"면서 "우리 가게를 비롯해 많은 네일살롱들이 벌금을 피하기 위해 면허가 없는 종업원을 쓰지 않는데 어떻게 그녀가 모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그는 "뉴욕 타임스는 뉴욕주에 얼마나 많은 무면허 노동자들이 있고, 얼마나 많은 네일살롱들이 그런 종업원을 쓰고 있는지 기본적인 팩트를 적시하지 않았다. 뉴욕주에 따르면 2015년 5월 현재 3만610명의 면허가 있는 노동자들이 있으며, 올해 새롭게 면허를 받은 사람은 1182명이었다"고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면허 취득 시험을 해당국 언어로 보는 등 비교적 쉽고 비용도 많지 않다는 내용도 소개하지 않았고 1000명이 넘는 신규 면허자에 대한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고 타임스가 사실 확인에 소홀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번스타인은 "충격에 대한 탐구(선정적 보도)는 정확성에 대한 책임(정확한 보도)을 압도할 수 있다. 만일 뉴욕 타임스가 서류 미비 노동자가 착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했다면 효과적이고 중요한 목적을 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명백히 논증에 의하지 않고 신문사의 권위와 파워를 이용해 렌이라는 한 사람의 경험을 네일살롱 전체 종사자의 것으로 일반화했다"고 질타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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