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환전소 다시 붐빈다"..메르스 가고, 기지개 펴는 명동

유자비 2015. 7. 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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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인근 유니클로 앞. 여행사 이름표를 목에 건 중국인 10여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화장품과 옷이 담긴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었다.

중국 우한 출신 관광객 칭산(27)씨는 이날부터 6일 동안 한국을 여행할 계획이다.

그는 "뉴스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잠잠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단체 여행을 왔다"며 "명동에서 좋은 물건을 많이 구매했다. 동대문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마지막 메르스 자가격리자가 27일 0시를 기해 격리 해제됐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지난 4일, 11일 이후 발생하지 않았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명동도 활기를 찾고 있다. 6월만 해도 관광 1번지인 명동은 "적막한 유령 동네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상인들 사이에서 오갈 정도로 방문객이 급감했다.

이날 듀티프리(Duty-free)가 적힌 쇼핑백을 든 관광객들과 길거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북적이는 매장을 찾기는 힘들었지만 상인들은 다시 '니하오', '환잉꽝린'을 외쳤다.

메르스로 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관광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날 만난 러시아 야쿠스크(Yakutsk) 지역 청소년 단체 30여명도 당초 6월 방문 예정이었다. 이들은 "메르스가 끝나간다는 소식에 다시 한국을 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레나(16)양은 "메르스로 한국 여행이 취소될까 봐 걱정했지만, 다시 방문하게 돼 다행"이라며 "경복궁, 코엑스, 명동까지 좋은 추억이 많이 쌓여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명동 사거리 인근의 한 사설환전소 직원은 "6월 하루 40~50명 정도를 기록했던 고객 수가 오늘 100명을 드디어 넘겼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설환전소 주인도 "6월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홍콩 달러가 3~4일 전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인들은 "아직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디다"며 속을 태우고 있다.

브랜드숍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돌아오지 않아 메르스 이전 매출의 20%를 회복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의류매장 관계자는 "6월 하루 중국인 고객 수가 0명이었다면 7월에는 하루 평균 10~20명 정도로 늘었다"면서도 "하루 방문객 수를 셀 수조차 없던 때로 돌아가려면 보름~한달 정도는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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