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부족 서러웠다"..톡톡 튀는 정구 소녀 스토리

조영준 기자 2015. 7. 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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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문경, 조영준 기자] "인터뷰할 기회가 자주 없다보니 서러웠어요. 아직 정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앞으로 이 종목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정구는 세계 1인자를 보유한 몇 안 되는 종목이다. '정구 여왕' 김애경(27, NH농협은행)은 9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며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세계선수권 단식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3관왕에 등극했다.

국내 여자 정구 기대주 대부분은 김애경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미래의 김애경을 꿈꾸는 김영혜(19, NH농협은행)는 대선배의 빈자리를 책임졌다. 김영혜는 지난 27일 경북 문경시 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 여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에 출전했다. 여자 정구 전통의 강호인 NH농협은행은 전남도청을 만났다. NH농협은행의 경우 팀의 기둥인 김애경과 주옥(26, NH농협은행)이 빠진 상황. 이들은 세계선수권을 대비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2복식 1단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에서 김영혜는 단식을 책임졌다. 앞서 열린 1복식에 출전한 채애리(24)-정인지(25) 조는 김혜인(27)-문혜린(25) 조를 꺾고 기선을 제압한 상황. 김영혜는 주니어 시절부터 경쟁을 펼친 이슬지(19, 전남도청)를 만났다.

1996년생인 이들은 시종일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이슬지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김영혜를 압박했다. 수비가 탄탄한 김영혜는 정교한 리턴과 발리로 역습을 시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슬지의 범실은 속출했고 결국 김영혜가 4-2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김영혜는 "(이)슬지와는 주니어시절 두 세 번 정도 붙어봤다. 항상 어렵게 이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자리한 이슬지는 "이제 시니어 1년차라 언니들과 비교해 여러모로 부족하다. 앞으로 보완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정구소녀들의 꿈은 태극마크

김영혜는 재미있는 계기로 정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행당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정구를 시작한 그는 '운동 라이벌'의 자극을 받아 이 종목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저는 학교에서 달리기 1등을 놓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전학 온 한 친구가 저를 앞질렀죠. 어렸을 때부터 승부욕이 강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뭐든 지지 않으려고 했어요.(웃음) 어느 날 그 친구가 정구를 시작했는데 저는 순전히 그 친구에게 지지 않으려고 정구반에 들어갔죠.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웃음)"

팀 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그는 시종일관 유쾌한 말투로 인터뷰에 응했다. 경기내내 정숙을 유지해야하는 테니스와는 달리 정구는 응원이 가능하다. 자신의 톡톡 튀는 성격과 정구가 '찰떡궁합'처럼 잘 맞는다고 밝힌 그는 "정구는 직접해보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정구를 관전하거나 직접 해보고 동호회에 들어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영혜와 이슬지는 모두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구는 양궁처럼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현재 한국은 이 종목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힘들다.

이슬지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피터 질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정말 실력이 있는 선수들만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국가대표가 꿈이지만 이를 달성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혜의 경우 여자정구의 간판인 김애경과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평소 김애경이 경기 운영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다고 밝힌 그는 "같은 팀에 계시는 선배 언니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현재 진천에 계신데 언니들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NH농협 소속의 김애경과 주옥은 물론 장한섭(47) 감독도 진천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김영혜는 "대통령기 우승으로 진천에 있는 장 감독님과 선배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영혜와 이슬지는 한참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19세 소녀다. 그러나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정구에 집중하고 싶은 것이 이들의 목표다. 나아가 비인기 종목인 정구를 많이 알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할 기회가 없어서 서러운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김영혜는 "우월한 선배 언니들이 곁에 계시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슬지는 친언니인 이미지(20)와 함께 전남도청에서 활약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지만 언젠가는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밝힌 그는 '오 나의 귀신님'과 '너를 사랑한 시간' 같은 드라마를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코트를 벗어나면 영락없는 19세 소녀인 이들은 '포스트 김애경'을 꿈꾸며 한걸음씩 정진하고 있다.

[사진1] 김영혜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3] 이슬지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영상] NH농협은행 VS 전남도청 ⓒ 편집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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