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버거' 폐점..'버거 아저씨'의 실패가 가슴아픈 이유

2015. 7. 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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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C] ‘영철버거’, 이름은 들어보셨나요? 2000년대 초반 서울 안암동 고려대 근처에서 창업해 성공신화를 쌓아온 그 햄버거입니다.

물가 상승에도 1000원을 고집한 착한 햄버거, 가난을 딛고 일어선 인생역전 햄버거, 나눔의 햄버거.... 영철 버거의 창업주인 이영철(49) 씨의 인생은 이같은 수식어와 함께 희망과 행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죠. 그런데 이 영철버거 본점(안암동)이 결국 폐점했다는 씁쓸한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햄버거에 담긴 희망과 행복의 감동을 아는 이들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단돈 1000원...신뢰로 만든 ‘영철 스트리트버거’

영철버거 신화의 주인공 이영철 씨. <사진출처=신동일 꿈발전소 포스터 캡처>

이영철 씨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는 바람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4학년 중퇴. 11살때부터 가스배달, 노점상, 막노동 판을 떠돌며 인생을 쓴맛을 일찍 맛봤죠. 그는 32살이던 2000년 고려대 앞에서 노점을 시작했습니다. 리어카에서 팔기시작한 영철버거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누렸습니다. 결국 2002년 12월 안암동 고려대 근처에 영철버거 본덤을 차렸죠.

영철버거의 주무기는 단돈 1000원 짜리 스트리트버거. 이 버거는 영철버거를 서울 대학가의 명물로 키웠죠. 20007년에는 스트리트버거로 가맹점을 80개까지 늘렸습니다. 성공가도를 질주한 거죠.

영철버거 고대점 내부.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희망을 굽고 행복을 팔았다

‘내가 굽는 것은 희망이고 파는 것은 행복이다’. 2005년 11월 출간된 이영철 씨의 책 제목입니다.

그는 물가가 올라 적자를 볼 때도 1000원 가격을 고수했습니다. 학생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어려웠던 과거에 대한 착한 보상심리 때문일까요. 그는 특별한 ‘부의 철학’을 갖게 됐습니다. 그는 20014년 10월 헤럴드경제와 한국부자학회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서 “32살때 영철 스트리트 버거라는 닉네임으로 장사를 했고, 학생들이 잘해줘 성공한 것 같다”며 “그 이후 그들에게 베풀수 있는 것이 뭘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성공신화를 안겨준 고려대 학생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햄버거를 판 돈으로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죠. 

영철버거 홈페이지에 게시된 영철버거 회사 연혁.

시대의 변화가 몰고온 신화의 몰락

끝이 없을 것 같던 영철버거 신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변곡점을 맞게됐습니다.

학생들의 입맛이 바뀌고 주머니 사정이 달라진 거죠. 1000원짜리 영철버거보다는 비싸고 고급스런 수제버거를 찾는 발길이 늘었죠. 회사 규모가 커지다보니 1000원짜리 버거만 팔아서 회사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결국 영철버거는 2009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합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 4000원이 넘는 수제버거를 팔았죠. 하지만 영철버거는 1000원짜리라는 인식을 넘지 못해습니다. 이영철 씨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자 했지만 ‘1000원’ 버거라는 이미지가 생각보다 강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영철 씨는 그동안 투자자를 찾았으나 실패해 영철버거의 최종폐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영철버거의 몰락이 진정 아쉬운 이유

영철버거 신화에는 왠만한 영화 몇 편을 찍을만한 스토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독한 가난, 좌절과 방황, 이를 극복한 성공신화, 기업가 정신, 사랑과 나눔의 철학 등....

우리 시대의 젊은이, 우리시대의 기업가, 우리시대의 부자들이 보고 느껴할 절절한 이야기와 교훈이 이영철 씨의 삶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포브스는 매년 각국의 부자 순위를 발표하죠.

한국의 30대 부호 중 23명은 상속자입니다. 7명만이 창업을 통해 부를 일궜죠. 중국은 1명 만이 상속자이고 29명이 창업자입니다. 한국의 10대 부호 중 창업자는 3명, 상속자는 7명입니다. 미국은 6명이 창업자, 4명이 상속자이고 일본은 2명만이 상속자이며 나머지 8명은 모두 당대에서 창업한 부호들입니다. 

한국 vs 중국 10대 부호 비교. <출처=포브스, Estimastory.com>

이영철 씨의 몰락은 우리 사회가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해야 할 자수성가 창업자의 몰락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의 실패가 더욱 더 아쉽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이엉철 씨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돈보다는 꿈을 만들어 보이고 싶었다. 아직 끝이 아니다. 고대생에게 희망을 주는 영철버거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그의 다짐이 꼭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그가 가난과 좌절을 딛고 인생 전반기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것 처럼.

hoo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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