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金'주는 종목 정구를 아십니까

조영준 기자 2015. 7. 2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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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문경, 조영준 기자] 대중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는 종목이 있다. 테니스와 비슷하지만 어딘지 다른 정구는 여전히 생소한 종목. 그러나 이 종목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에 늘 효자 노릇을 했다. 또한 양궁처럼 세계 최강의 위치를 지키는 몇 안 되는 종목이다.

한 소년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주는 나무처럼 정구는 늘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189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정구는 '소프트 테니스(Soft Tennis)'로 불린다. 아시아인들을 위해 테니스가 변형된 종목인 정구는 19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정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한국선수단에 12개의 금메달을 안겨줬다. 그리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7개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쾌거를 거뒀다.

정구는 테니스와 똑같은 규격의 코트에서 진행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라켓이 테니스와 비교해 작고 볼은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사용한다. 4점을 선취하면 게임을 따내고 4게임(7전)을 이기면 승리한다. 테니스처럼 강서브와 파워는 보기 힘들지만 아기자기한 박진감이 이 종목의 매력 포인트. 정구는 테니스와 비교해 어깨보다 손목을 활용한 기술을 많이 구사한다.

한국 정구는 종주국 일본을 넘어 세계 최강에 등극했다. 정구 선수들이 펼치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양궁만큼 치열하다. 태극마크를 다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처럼 어렵다. 국내 최고의 권위인 정구 대회인 대통령기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경북 문경시 국제정구장에서 진행됐다. 어린 유망주들부터 베테랑 선수들까지 총출동한 이번 대회는 여전히 '그들만의 잔치'였다. 관중석은 일부 지역 정구 팬들과 어린 유망주들이 전부였다. 그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땀방울은 장마비와 함께 정구 코트를 적셨다.

베테랑 김재복이 들려주는 정구 이야기

문경시청은 지난 27일 열린 남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이천시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구 단체전은 2복식 1단식으로 진행된다. 문경시청은 복식 2개를 모두 승리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2복식에 출전한 김재복(32)은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코트에 들어섰다. 손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에 훈련량이 부족했다. '부상투혼'을 펼친 그의 노력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김재복은 지난 2007년 9월 경기도 안성시에서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 폴란드 국제정구대회에서는 남자단식 복식을 모두 휩쓸며 2관왕에 등극했다. 현재는 태극마크를 후배들에게 물려준 상황.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생존하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는 것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경쟁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죠. 저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체전에서 다쳐서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김재복은 한국이 정구 최강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무관심 속에서도 정구는 늘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정진했다. 이러한 노력은 인천아시안게임에 걸린 7개 금메달을 휩쓰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재복은 한국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지만 코트의 종류에 따라 상황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클레이코트에서 강한 반면 대만은 하드 일본은 천연 잔디에서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가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코트에 따라 상황이 변해요. 우리는 클레이코트에서 강하고 일본은 천연 잔디에서 우세를 보입니다. 대만은 하드코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죠. 국내 선수들은 주로 하드코트에서 경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장점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구의 장점 중 하나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체전에 출전한 남자 복식 선수들의 경우 30대 중반들이 많았다. 특히 이천시청의 이연(39)은 불혹을 앞뒀지만 플레잉코치로 팀을 이끌고 있다.

"오랫동안 정구 선수 생활을 했지만 아직도 내가 무슨 종목에서 뛰는 선수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테니스와 비슷하다고 설명하지만 여전히 정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구는 몸 관리에 따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연 형 같은 경우 플레잉 코치로 활동하고 계신데 저도 앞으로 최대한 몸관리에 집중해 코트에 계속 남고 싶어요."

[사진1] 김재복(뒤) 김주곤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1] 김재복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3] 김재복(앞) 김주곤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영상] 문경시청 VS 이천시청 ⓒ 편집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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