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천억 시장 잡아라"..뮤지컬에 빠진 영화·엔터 업계

고재연 2015. 7. 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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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자회사 C&C '인 더 하이츠'·명필름 '와이키키..' 제작 스타 마케팅 등 활용 시장 키워..지나친 상업성 우려도

[ 고재연 기자 ] 연예기획사와 영화사들의 뮤지컬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콘텐츠 제작 자회사를 설립해 뮤지컬시장에 뛰어들었고, 영화 투자·배급사 NEW와 제작사 명필름도 각각 음악극과 뮤지컬을 제작해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회사는 스타 마케팅이나 우수한 콘텐츠 등을 앞세워 몇몇 대형 공연기획·제작사가 주도하는 국내 뮤지컬시장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 C&C는 오는 9월4일부터 11월2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인 더 하이츠’를 제작한다. 지난해 ‘싱잉 인 더 레인’에 이은 두 번째 뮤지컬 도전이다. 미국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과 꿈을 그린 이 작품은 2008년 미국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네 개 부문을 휩쓸었다. 공연에는 SM 소속 가수가 대거 나온다. 아이돌그룹 EXO의 첸, 샤이니의 키, f(x)의 루나, 인피니트의 성종과 동우 등이 출연한다.

NEW의 공연제작 자회사 쇼앤뉴는 배우 겸 공연제작자인 김수로 씨와 손잡고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을 제작해 9월8일부터 11월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한다. 괴짜 음악교수 마슈칸과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피아니스트 스티븐을 주인공으로 하는 2인극이다. 쇼앤뉴는 2013년 말 창작뮤지컬 ‘디셈버’로 공연시장에 뛰어들었다. 쇼앤뉴 관계자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영화 원작 작품, 외국 라이선스 공연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좋은 작품이 있으면 제작뿐 아니라 투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필름은 창작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자체 제작해 최근 문을 연 경기 파주시 명필름아트센터의 개관작(8월28일~11월8일)으로 올린다. 2001년 명필름이 제작한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 강태희 명필름 기획실장은 “영화 콘텐츠의 다양한 활용을 위해 우수 작품의 무대화를 검토했다”며 “음악영화인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뮤지컬 제작에 처음 도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씨제스컬쳐가 제작한 뮤지컬 ‘데스노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씨제스컬쳐는 75억원을 들여 제작한 첫 뮤지컬 ‘데스노트’(다음달 1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차기 작품을 물색하고 있다. 창작과 외국 라이선스 가리지 않고 소속사 배우들이 원하는 작품을 선택할 계획이다.

연예기획·영화사들이 이처럼 공연 제작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국내 뮤지컬시장이 연간 3000억원대로 팽창하면서 각사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예기획사는 소속 연예인을 캐스팅해 스타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영화사는 보유 콘텐츠를 활용한 ‘원 소스 멀티 유스’가 가능하다. 황보예 씨제스컬쳐 홍보팀장은 “공연 제작사가 소속 스타 배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캐스팅 면에서 매우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SM C&C 관계자는 “린아, 규현, 키, 루나 등 뮤지컬에 재능을 지닌 소속 가수가 많다”며 “SM의 강점인 작곡 능력과 안무, 퍼포먼스 등도 뮤지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의 뮤지컬시장 진출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스타 마케팅과 새로운 관객 창출 등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긍정적 시각과 지나친 상업성과 준비 부족 등으로 전체적인 뮤지컬 공연의 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쇼앤뉴의 디셈버와 SM C&C의 싱잉 인 더 레인은 스타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작품성에선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가요와 뮤지컬 음악, 영화와 무대의 공식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화제성으로 두세 달 바짝 표를 팔아 이익을 내는 데 급급해 하지 말고 ‘오페라의 유령’처럼 브랜드 가치를 지닌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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