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시장' 열린 최신폰, 단통법 족쇄 벗을까
렌트폰 서비스(R서비스)는 말 그대로 휴대전화기를 일정 기간 빌려 쓰는 대신 월 임차료를 지불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SK텔레콤과 SK C&C가 현재 마련 중인 R서비스 추진 방안에 따르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월 렌털 비용은 현재 기기 할부금(24개월 약정 기준)보다 낮은 금액에서 책정돼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된다. LG전자 G4의 경우 R서비스를 이용하면 렌털료 월 2만2900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공시지원금(‘밴드 데이터 51’ 요금제·24개월 약정 기준)을 받고 구입할 때보다 월 2500원을 덜 낼 수 있게 된다.
소비자가 렌트폰을 이용하다가 분실했을 경우는 출고 가격에서 지금까지 소비자가 지급한 렌털료를 뺀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G4를 10개월 이용하다 분실할 경우 출고가 82만5000원에서 지금까지 지급한 렌털료 22만9000원을 뺀 59만6000원을 배상해야 하는 것. 소비자가 렌트폰을 이용하는 도중 파손시켰을 경우에 대해서는 파손 정도와 상황에 따른 별도 계약 조건들을 마련 중이다. 또 이용자가 1, 2개월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지나치게 빨리 교체하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 최소 계약 기간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서비스 사업 구조는 SK C&C가 주체가 되고 SK텔레콤이 계약을 대행하는 형태이다. 이용자가 매월 내는 휴대전화 렌털료는 SK텔레콤을 거쳐 SK C&C로 전달된다. 렌털 기간이 종료돼 이용자가 반납한 렌트폰은 SK C&C가 중고폰 시장에 유통한다. 제조업체로서는 신형 스마트폰의 새로운 판매 경로를 얻게 되고, SK텔레콤은 가입자와 SK C&C 간 계약 중개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 또 SK C&C 입장에서는 중고폰 처분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런 순환 구조가 이뤄지면 앞으로 중고폰 시장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SK C&C가 추진 중인 렌트폰 서비스에 대해 휴대전화 제조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두 개 사용하는 ‘세컨드폰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약정이 사라지면서 휴대전화 교체 주기도 다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유통 경로가 추가되면서 부진했던 최신폰 판매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최신폰 G4의 경우 당초 차기 제품 출시까지 1200만 대 이상의 판매를 예상했지만 4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24만 대 판매에 그치는 등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도 “적은 비용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돌려가며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렌털 기간에 일어난 분실 또는 파손에 손해배상금을 물게 된다는 점은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R서비스가 고가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로 제한되는 등 이통사 잇속 차리기 용도로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기용 kky@donga.com·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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