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700경기 출장-1' 김병지, 용접공에서 40대의 희망으로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김병지(45)가 K리그 사상 첫 7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다. 과거 용접공이었던 김병지는 이제 40대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지난 199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병지는 지금까지 리그에서 699경기를 소화했다. 26일 광양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제주전을 통해 김병지는 7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김병지의 700경기 출전 기록은 과거 그의 이력을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알로이시오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에 실패한 김병지는 LG산전에 들어가 용접공으로 시간을 보냈다.
축구선수와 인연이 닿지 않을 것 같던 김병지는 1990년 상무에 입단하며 반등을 마련했다. 상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김병지는 1992년 울산을 이끌던 차범근 감독의 추가 지명으로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해 9월 2일 김병지는 38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김병지는 10경기를 더 소화하며 첫 시즌을 마쳤다.
두 번째 시즌부터 김병지는 팀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를 잡으며 본격적인 역사 만들기를 시작했다. 1996년에는 울산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이를 토대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또한 1998년 포항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 헤딩골을 터뜨리며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개성이 강하면서도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 김병지는 이후 포항, 서울, 경남, 전남을 거치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팬들의 사랑도 놓치지 않았다. 리그 통산 699경기 출전과 올스타전 16회 출전이라는 기록이 이를 보여준다.
김병지가 그라운드에 나서는 순간 순간이 역사다. 김병지가 제주전에서 700경기 출전을 이룬다면 45년 3개월 4일로 최고령 출장 기록을 이어간다. 또한 228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최다 통산 무실점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는 지난해 은퇴한 최은성 전북 코치의 152경기다. 당분간 그의 기록은 깨지기 힘들다.
김병지는 지난 17일 열린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어려운 상황을 이긴 나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40대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힘든 것을 딛고 이런 영광을 이뤄냈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의 40대들에게 보내고 싶다. 40대 팬들이 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는 만큼 나 역시 40대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역경을 이겨내고 K리그의 역사가 된 김병지는 이미 40대들의 희망이 되기 충분해 보인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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