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홍명희'는 안되고 '임꺽정'은 된다?

강신욱 2015. 7. 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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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희문학제 타지로 떠돌고…'임꺽정' 활용은 활발

【괴산=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괴산 출신 벽초 홍명희(1888~1968)가 고향에서 이름을 잃고 자신의 소설 작품 주인공의 이름만 남겨 씁쓸함을 주고 있다.

홍명희는 일제강점기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의 저자이자 괴산 삼일만세운동과 좌우합작연합인 신간회 운동 등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지만 광복 후 남북연석회의 때 북한에 남아 그곳에서 부수상을 지냈다.

홍명희는 이 같은 전력으로 그동안 냉전시대 이름 석 자조차 거론되지 않는 등 고향에서도 외면 당했다.

홍명희는 1996년 11월 청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처음으로 '홍명희문학제'가 열리면서 비로소 이름 석 자를 알렸지만 올해로 20회를 맞은 문학제는 괴산 청주·서울·파주 등지를 떠돌고 있다.

2013년에는 괴산지역 보훈단체와 조건부 합의로 괴산에서 본행사를 열었지만 지난해에는 공동 주최 측인 사계절출판사가 있는 경기도 파주에서 행사를 치러야 했다.

홍명희가 이처럼 고향에서 문학제마저 정착하지 못하지만 그의 작품 '임꺽정'은 지역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홍명희 생가인 괴산읍 동부리 '홍범식 고택'(충북도 민속자료 14호)은 도로명주소가 '임꺽정로 16'이고 증평~괴산 국도 34호선에 세워진 '임꺽정 조형물'은 9월 개막하는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홍보하고 있다.

괴산고추축제에서는 '임꺽정 선발대회'를 치러 오다 지난해부터는 '리틀 임꺽정 페스티벌'로 바꿨다.

'임꺽정'은 음식 상표로도 활용되고 있다.

괴산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농촌 여성 일자리 사업으로 '임꺽정 만두'를 개발했고, 지역의 한 농업회사법인에서는 '임꺽정 쌀 막걸리'와 '임꺽정 대학찰옥수수 막걸리' 등을 생산했다.

지역 일부에서는 홍명희문학제가 고향에서 정착하지 못하면 '임꺽정문학제'를 개최해 홍명희의 존재감을 우회적으로 부각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홍명희문학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20회 홍명희문학제 개최에 대해선 다음 달 중으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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