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민 레저' 당구, 남녀노소 즐기는 레저로 자리잡아

김용영 입력 2015. 7. 16. 16:55 수정 2015. 7. 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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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당구대회] '주1회 이상' 당구 인구 400만명..연간 1억8000만명 이용

음주가무와 더불어 남자들의 문화로만 여겨졌던 당구가 국민 레저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공끼리 부딪히면서 느끼는 특유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와 함께 많은 체력이 필요하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당구 인구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여기에 당구장 자체적으로 금연, 금주를 시행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노력에 힘입어 건전한 취미로 자리잡고 있다.

▲ 일주일에 한번 당구장 찾는 ‘당구인’ 400만명

당구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20~30대 남자들만이 음주가무와 함께 즐기는 문화 중 하나로 치부됐다. 내기 당구를 쳐 술값을 내거나 술마신 후 거나한 상태에서 당구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레 당구를 즐기는 인구도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당구의 인기는 눈에 띌 정도로 높아졌다. 남자뿐 아니라 여자들도 자연스럽게 당구장을 찾아 당구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큰 당구장에서는 노년 부부가 함께 당구를 치는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이하 당구연합회)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번 이상 당구장을 찾는 ‘당구인’이 약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는 1억8000만명에 달한다. 당구장 숫자도 지난해보다 늘어나 2만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당구, TV로 ‘보고 배우는’ 스포츠로 자리잡아

이처럼 당구를 레저 스포츠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에는 복합적인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당구계에서는 먼저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꼽고 있다. 케이블 TV가 보편화되고 IPTV가 확산됨에 따라 채널의 선택권이 늘어나자 당구 경기 중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시청률도 올랐다는 분석이다.

대한당구연맹에 따르면 케이블로 중계된 당구 경기 시청률은 평균 0.368%, 경기당 시청자수는 13만여명을 기록했다. 케이블임을 감안하면 시청률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고정된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어 시청률 편차가 적다. 방송업계에서도 이같은 장점에 주목해 SBS 스포츠가 전세계 당구 시합을 꾸준히 중계하고 있으며 MBC 스포츠가 월요 당구 코너를 만들었다. 또한 KBS N 스포츠가 ‘죽방전설’이라는 당구 예능을 신설했고 지난해에는 당구 전문 채널인 빌리어즈 TV도 개국했다.

방기송 당구연합회 사무처장은 “스포츠 마케팅이 당구에도 똑같이 적용된 결과”라며 “전세계 유명 선수들이 벌이는 시합이 TV로 중계되면서 당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 한국 당구 프로선수 세계 1위 ‘기염‘

한국 당구 프로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당구계 부흥의 일등 공신이다. 최성원 선수는 지난해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조재호, 강동궁 선수도 월드컵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해 한국 당구의 위상을 높였다.

여자 당구계에서도 김가영 선수가 최근 포켓볼 종목에서 세계 여자 1위에 3년만에 복귀했다. 차유람 선수는 각종 방송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20위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한국 선수들의 실력은 오히려 외국에서 더 알아준다. 세계 당구계 최강자중 한명으로 꼽히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은 “전세계에서 10명의 선수를 뽑아 국가 대항전을 치른다면 한국이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쓰리쿠션 세계랭킹 20위권에도 한국 선수들은 총 7명이 이름을 올려 단일 국가에서는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미국 LPGA 무대에서 박인비, 김효주, 유소연, 최나연 등 한국 여자선수들이 주름잡는 것 못지않다.

국위 선양 효과도 높다. 당구는 국내에서는 흡연, 음주와 함께 돈내기 성격이 강한 이미지가 있지만 유럽에서는 수준높은 실내 스포츠로 꼽힌다. 당구 대회장에는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낸다. 이런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유럽의 유수 선수들을 꺾고 우승컵을 거머쥠에 따라 한국이 ‘당구 강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당구 인구 확산

당구의 인기가 높아지자 더불어 여자, 노년층도 당구를 즐기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 초년병 시절에 당구를 즐기다 이제 은퇴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는 물론 노년층에서도 당구의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당구연합회에 따르면 실버 스포츠 1위였던 게이트볼이 최근 퇴조하고 당구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전국에 위치한 수백개 복지관에도 당구대가 설치돼 인기리에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동호회 활동도 증가 추세다. 당구연합회에 등록한 동호회 회원만 5만명을 넘었으며 동호회 갯수만 2500개를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방 사무처장은 “노년층의 유입과 여성 당구인이 증가함에 따라 당구장의 환경도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며 “금연, 금주와 함께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는 레저 스포츠로서의 이미지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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