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3년간 96조원 풀고도.. 빚만 늘어

박병률 기자 2015. 7. 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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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팀은 경기부양에 1년간 76조.. 금융위기 때보다 많아올해 재정적자 46조 역대 최대.. 일 '잃어버린 20년' 닮은꼴 우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푼 돈이 9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최경환 경제팀이 지난 1년간 푼 돈만 76조원이 넘는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강만수 경제팀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정부는 2013년 출범 이후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과 1차례 재정보강을 하는 등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는 140대 국정과제를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한다’고 밝혔지만 처음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추경으로 인해 올해 관리재정수지적자(공무원연금 등 연금을 제외한 국가수입과 국가지출의 차)는 46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속도로 부채가 늘어나면 정권 말기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2013년부터 올해까지 단행한 추경편성과 재정보강 규모를 모두 합치면 95조8000억원에 이른다. 정권 첫해인 2013년에는 추경 17조3000억원과 기금변경 2조원 등 19조3000억원을 썼다. 2014년에는 추경에 버금가는 재정보강으로 46조원을 풀었다. 올해는 추경과 재정보강을 함께 동원해 21조7000억원을 시중에 풀기로 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국가 빚은 GDP 증가 속도보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2차례 추경에서 직접 발행한 국고채만 25조원이 넘는다. 올해 국가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의 빚)는 579조5000억원으로 3년 전보다 136조4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는 37.5%로 3년 전(32.2%)보다 5.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런 속도라면 정권 말인 2017년의 GDP 대비 국가채무는 42.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부문 부채(중앙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비금융공기업)는 이보다 더 많다. 기금변경과 산업은행, 신·기보 등 금융공기업을 통한 대출은 부실이 날 경우 해당 공기업과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부채가 된다. 또 기업과 가계도 저금리로 돈을 빌린 만큼 부채가 늘어나 전체적으로 빚이 폭증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닮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은 고령화와 물가상승 둔화로 세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을 했다가 재정을 급속히 망가뜨렸다. 정부의 부양 집착은 ‘경기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기재부가 예산편성을 총괄하는 데다 정치인 장관이 경제부처를 맡으면서 단기적인 성과에 매달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경기부양과 재정건전성 간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경제정책과 예산관리를 하는 부처를 따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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